한화오션 원·하청노조 고공농성…단체교섭 장기화 관측

하청노조 교섭 시작 농성 지속
사측 농성 불법 규정 중단 촉구

민주노총 경남본부 제공

경남 거제에 있는 한화오션에서 하청노조의 고공농성에 원청노조가 참여하면서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원·하청 노조 모두 단체 교섭에서 임금 인상 등 유리한 협상 조건을 관찰하기 위한 것이지만, 사측은 이를 쉽게 수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노동계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한화오션의 하청노동자들이 거제에 있는 사업장 내 크레인 등지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이어 이날 한화오션 원청 노동조합 간부(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 김유철 지회장)가 농성에 참여했다.

사측과 지난 6월부터 진행한 20여차레의 단체교섭에서 임금 인상액 등을 두고 난항을 겪던 원청 노조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투쟁 수위를 높인 것이다. 정규직 한화오션지회는 "사측은 3차 제시안을 제출해 '받으라면 받으라'는 식으로 최종안을 통보했다"며 "한화오션의 일방통행에 노동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몸을 내던지는 투쟁 말고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사측은 복수의 하청노조와도 이날부터 첫 단체교섭에 들어갔다. 오후 상견례로 짧은 만남을 가졌고 앞으로 본격적인 교섭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하청노조 관계자는 "상견례가 방금 끝났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다"고 밝혔다.

사측은 올해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에 따라 하청 노조로써 교섭 대상으로는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만 인정했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의 결정에 따라 웰리브지회도 포함해 하청노조 2곳과 한화오션 원청은 단체교섭을 벌이게 됐다.

앞서 지난 1일 법원은 한화오션이 웰리브 노동자들을 교섭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중노위 결정을 집행 정지해달라고 한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노동위 결정으로 인해 한화오션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

한화오션 제공

이들 하청 노조는 지난 3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에 따라 한화오션에 단체교섭을 요구해왔다. 개정 노동조합법은 원청이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어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할 수 있으면 사용자로 봐 하청 노조 등 교섭할 대상이 확대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청 노조는 원청 노조와 마찬가지로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입장이다. 하청노조 관계자는 "수십년간 저임금으로 고통을 받아왔다"며 "조선업이 현재 호황인 만큼 임금을 인상해달라는 건 정상적인 요구"라고 밝혔다.

하청 노조는 기존 요구대로 단체교섭이 성사됐지만 고공농성은 유지된다. 교섭 타결시 내려겠다며 사측에 압박을 가하며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날 하청 노조 6명 중 일부만 교섭에 참여하기 위해 내려간 이유다. 여기에다 정규직 노조까지 농성에 참여해 사측 압박을 더한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빠른 시일 내에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 웰리브지회의 교섭 인정 여부 등의 국면에서 노동위와 법원에 판단을 구하거나 불복하는 등 노조의 요구를 쉽게 들어주는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청 노조와도 26회 교섭을 벌이는 등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사측은 고공농성에 대해서도 "불법 점거"라며 "2022년 당시 하청지회를 상대로 제기했던 470억 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취하하고, 협력사(하청) 근로자에게도 원청 직원과 동일한 비율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상생을 위한 처우 개선을 하고 있다"며 중단을 촉구한 상태다. 이처럼 원하청 노조와 사측의 입장이 첨예함에 따라 이번 사태는 장기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