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불법어구 판매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중고거래 플랫폼은 정부 모니터링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어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모니터링 범위를 확대하고 인력을 확충하는 등 감시·단속 체계를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단 1522건 중 알리·테무·중고거래 '0건'
10일 CBS노컷뉴스가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온라인 불법어구 판매 게시물 차단 실적은 모두 1522건이었다.플랫폼별로는 네이버가 1394건으로 전체의 91.6%를 차지했고,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와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한 정부 차단 실적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그러나 해당 플랫폼에서도 관련 상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로 해루용 펌프인 '빠라뽕', 조개갈퀴의 일종인 '손형망틀', 고무줄과 방아쇠 등이 달린 '작살총' 등이 버젓이 거래되고 있었다.
현행 수산자원관리법은 수산자원의 남획과 생태계 훼손을 막기 위해 허용되지 않은 어구들의 사용과 제작·판매 등을 제한하고 있다.
온라인 감시 인력 3명 뿐인데…전담 인력은 0명
불법어구 차단 실적이 네이버에 집중된 것은 알리·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와 중고거래 사이트가 정부 모니터링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돼 있었기 때문이다.
배경에는 부족한 인력이 있었다. 해수부에서 온라인 불법어구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직원은 동·서·남해어업관리단에서 각각 1명씩 모두 3명뿐이다.
이들마저 온라인 감시 전담 인력이 아니라 현장 단속 등 다른 업무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해수부의 온라인 불법어구 모니터링은 담당자가 직접 판매 게시물을 검색해 불법어구로 의심되는 상품을 찾아낸 뒤 플랫폼에 차단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삼석 의원실에 따르면, 해수부는 제한된 인력이 수작업으로 게시물을 찾아 일일이 차단을 요청하다 보니 모니터링에 한계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여러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을 가격비교 등을 통해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네이버쇼핑에 모니터링과 차단 실적이 집중됐다는 취지다.
정부가 온라인 불법 어구 판매 모니터링을 시작한 2023년 이래 유통 채널은 해외직구와 개인 간 중고거래까지 넓어졌지만, 정부 감시 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차단해도 이름만 바꾸면 그만…플랫폼 모니터링도 한계
주요 플랫폼들은 불법어구를 판매 금지 품목으로 관리하고 키워드 차단과 AI 기반 탐지, 인력 모니터링 등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판매자가 상품 명을 바꿔 우회적으로 등록하는 경우에는 대응에 한계를 보였다.
실제로 '손형망틀'이라는 검색어가 차단된 경우에도 '조개 갈퀴 망' 등 유사한 표현으로 검색하면 관련 상품이 노출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빠라뽕' 역시 '스테인리스 조개 추출기' 등의 명칭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AI와 키워드 차단, 인력 모니터링을 병행하고 있지만 판매자가 상품명이나 제품을 바꿔 재등록하는 경우까지 모두 사전에 걸러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키워드를 일률적으로 차단할 경우 정상 상품까지 함께 걸러질 수 있다는 문제도 있어 차단 범위를 무한정 넓히기 어렵다는 취지다.
정부 감시망 넓히고 플랫폼 자체 관리도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국내외 플랫폼에 대한 규제와 모니터링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플랫폼 규제는 하려면 다 같이 해야한다. 똑같이 한국에서 장사 하는데 특정 플랫폼만 단속하지 않는다면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해외 플랫폼 역시 이용 규모 등을 고려해 같은 기준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교수는 이어 "규제가 특정 플랫폼에 집중되면 풍선 효과가 생긴다. 판매자들이 규제가 느슨한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면 단속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국 플랫폼에서도 자체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투자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판매금지 상품에 대한 플랫폼의 자체 감시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삼석 의원은 "중고거래와 중국 업체와 중국산 어구는 점검조차 되지 않는 등 단속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며 "단 3명에 그치는 단속인력 등 전반적인 역량 부족은 사실상 불법어구 사용을 용인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외직구 플랫폼을 포함한 전방위적 불법어구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AI 기반 차단 시스템 도입 및 전담인력 확충 등을 통해 불법어구 유통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