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만난 어느 택시기사의 고견…"영화는 영화인 기라"[부국제]

지난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서 개막작 주역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치열했던 직장 생활을 매듭짓고 5년째 부산에서 택시를 몬다는 김모씨. 8일 오후 부산역에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으로 가는 길에 그에게 지난 6일 개막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분위기를 물었다.

"사람들이 많이 오는 거 같긴 한데….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쪽으로 가는 손님을 1명 태우고 여태 없었거든요.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좀 조용하지 않나 싶어요. 좀 기다려 봐야죠."

그는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다. 요새는 주로 OTT로 영화를 즐기는데, 가장 최근에 극장에서 본 영화로 '오디세이'를 꼽았다.

"예전에 '트로이'(2004)를 재밌게 본 기억이 있어서 그 연관성을 찾아 보려고 '오디세이'도 봤죠. ('트로이'가) 벌써 20년도 넘은 영화예요. (웃음)."

김씨에게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영화 '암살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일부 사람들이 너무 극단적"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문화예술로서 영화는 영화로 봐야죠. 자기네 이익을 위해 영화를 공격하면서 활용하는 측면이 커요. 그런데 그럴수록 사람들은 그 영화에 대해 더 궁금해 하죠."

그는 해당 영화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물리적인 공격까지 예고하는 도 넘은 움직임에 대해 "일부일 뿐"라고 단언했다.

"사람들이 그러한 선동에 쉽게 휩쓸릴 거라고들 생각하는 거 같아요. 사회적으로 지지받지 못하고 외면당하면 불만을 키우기 마련이죠. 마치 그러한 이들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듯이 마냥 듣기 좋은 말로 유혹하려는 세력은 늘 있어왔잖아요."

"아시아 최고 영화제, 정작 부산시민들은요…"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가능한 사랑'의 이창동 감독, 배우 조여정, 전도연, 설경구가 레드카펫을 밟으며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불리는 데 자부심을 갖냐는 물음에 김씨는 "정작 부산시민들은 특별히 관심 없을 것"이라며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과 연계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특별히 없으니까요. 참여할 공간이 없는 거죠. 유명한 국내외 영화인들이 많이 온다는데, 특별한 지역 홍보가 없어서 잘 몰라요. 관심 있는 사람들이 직접 찾아봐야죠, 뭐."

이러한 아쉬움의 밑바탕에는 "부산에선 젊은이들이 특별히 할 게 없다"는 그의 말에 담긴, 지역 침체에 대한 우려와 고민이 자리하고 있는 듯했다.

"부산으로 은퇴자들이 오도록 하자는 논의도 많았죠. 자연환경이 좋고 인프라도 잘 돼 있으니 실버타운 개념으로 키우자는 거예요. 오래 됐어요. 젊은이들이 많이 빠져나가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올해 관광객이 특히 많이 늘었다" "외국인들이 엄청 온다"며 환하게 웃는 그의 얼굴에는 뚜렷한 희망이 번졌다.

김씨는 "지난해보다 관광객이 1.5배 늘었는데, 올여름에는 정말 엄청났다"며 말을 이었다.

"중국은 물론 서양에서도 관광객이 많이 오고 있으니까요. 이렇게 부산 관광산업이 크다 보면 젊은이들이 먹고 살 길도 열릴 거예요. 상점을 인수해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젊은이들도 이미 보이고 있죠. 젊은이들이 참 빨라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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