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선교·항일운동 역사 동시에…'복음의 길' 열렸다

제주CBS, 기독교순례길 6코스 '복음의 길' 개장…사라봉부터 조천까지 총 15㎞ 구간

제주 기독교순례길 '복음의 길' 개장식. 고상현 기자

제주시 해안을 따라 기독교 선교와 항일운동 역사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제주CBS는 9일 오전 10시 제주시 사라봉 모충사 정문에서 제주 기독교 순례길 여섯 번째 코스인 '복음의 길' 개장식을 열었다. 기념행사에 도내 교회 목회자와 성도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개장식은 김화영 제주CBS 대표의 개식사를 시작으로 심원보 제주CBS 경영기획국장의 경과보고, 손범수 제주CBS 목회자 운영이사장의 환영사, 축하연주, 개장선언 순으로 진행됐다.
 
심현구 제주기독교순례길연구회장의 안내에 따라 처음 개장한 '복음의길'을 직접 걸었다.
 
손범수 목회자 운영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 길을 걸을 때 우리는 아름다운 제주의 길을 걷지만 그 의미 속에는 수많은 하나님의 사람들의 희생과 헌신, 사명을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길을 걷는 모든 분들에게 은혜와 축복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복음의 길' 개장식. 고상현 기자

제주시 사라봉에서 화북·삼양을 거쳐 조천까지 이어지는 '복음의 길(15㎞)'은 신앙과 조국을 하나로 살아낸 조봉호(1884~1920) 전도사의 삶을 기리는 '순국지사 조봉호 기념비'에서 출발한다.
 
조봉호 전도사는 제주성내교회 조사(목사를 도와서 전도하는 교직)로 헌신하며 일제강점기 독립자금을 모아 임시정부에 보내는 일을 하다 1919년 체포돼 이듬해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사라봉과 별도봉으로 이어지는 해안길을 따라 4·3으로 폐허가 된 곤을동 마을을 지난다.
 
다음 코스인 화북교회는 한국전쟁 직후 북한에서 피난 온 장준식 장로와 청년 안구훈이 화북초등학교 옆 풀밭에서 드린 첫 예배로 시작됐다. 전쟁의 상처를 위로와 회복으로 승화한 현장이다.
 
이어서 이기풍 목사의 전도로 뿌리내린 삼양교회와 피난민이 세운 신촌교회를 들른다.
 
'복음의 길' 개장식. 제주CBS

코스 중심에는 조천교회와 이기풍 목사의 전도로 복음을 받아들인 천아나 성도가 있다. 천아나 성도는 어려운 삶 속 1909년 자신의 초가 세 칸을 예배소로 헌납했다. 훗날 조천교회가 된다.
 
조천교회는 남강 이승훈 선생이 1911년 유배 중 민족 교육을 펼친 곳이다. 이승훈 선생에게 배운 청년 14명이 1919년 3월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제주 최초의 독립만세운동을 이끈다.
 
이 독립운동의 현장이 '복음의 길' 순례길 종착지인 조천만세동산(제주항일기념관)이다.
 
김화영 제주CBS 대표는 개식사를 통해 "순례길은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는 길이자, 복음의 불모지였던 제주에 복음을 전하고 이웃을 섬긴 선교의 발자취를 되새기는 길"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순례길이 더욱 활성화되고 오래 사랑받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복음의 길' 걷기 행사. 제주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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