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이 작품을 둘러싼 거센 공방 속에서도 한글날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누적 관객 3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전날 하루 16만976명의 관객을 모아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이날 오전 기준 274만5841명으로, 300만명까지 약 25만명이 남았다.
한글날 관객 수는 개천절 연휴 첫날인 지난 3일보다 많았다. 개봉 3주 차에도 관객 동원력을 유지한 가운데 한국영화 예매율에서도 26일 연속 1위를 이어갔다.
2위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은 15만2104명을 동원했다. 두 작품의 하루 관객 차이는 8872명에 불과했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6만8740명으로 3위에 올랐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15일 육영수 여사 피격 사망 사건을 소재로 당시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작품이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이 출연했다.
개봉 이후에는 실존 사건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일부 설정과 장면을 둘러싸고 논쟁이 이어졌다. 사건 배후와 중앙정보부 윗선 개입 가능성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벌어졌고, 허 감독과 제작사 관계자, 작가 등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되기도 했다.
제작진은 특정 인물을 사건 배후로 규정하거나 영화 속 가설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 사건과 관련 기록을 토대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극영화이며 특정한 정치적 목적이나 의도로 제작한 작품이 아니라고 밝혀왔다. 허 감독 역시 방송 인터뷰에서 영화 속 중앙정보부 윗선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분리해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작품에 대한 비판이 감독과 제작진에 대한 고발, 배우 개인을 겨냥한 집회와 압박으로까지 번지면서 영화적 상상력과 창작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극영화의 허용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 작품에 대한 비판과 창작자 개인을 향한 압박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주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규탄 집회가 열리고 경찰이 신변보호 조치에 나서는 등 논쟁이 영화 바깥으로까지 확산하면서, 작품에 대한 평가와 창작자·배우 개인에 대한 공격은 구별돼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처럼 작품 해석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관객의 발길은 이어지고 있다. 개천절 연휴에 이어 한글날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암살자(들)'이 이번 연휴를 지나 300만 고지를 넘어설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