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과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바퀴벌레가 부산 감만항에 정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학계에 따르면 부산대 생명시스템연구소와 경상국립대 식물의학과 연구진은 최근 부산 감만항에서 '레드 러너'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투르키스탄 바퀴(Periplaneta lateralis)를 포착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다섯 차례 현장 조사를 벌여 성충과 약충, 알집을 모두 채집했다. 약충은 성충이 되기 전 단계의 어린 개체다.
생물이 알에서 태어나 다시 알을 낳기까지의 주기를 뜻하는 한살이 전 과정이 확인되면서 이 바퀴가 국내 생태계에 정착한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투르키스탄 바퀴는 검붉은색을 띠며 몸길이는 3㎝ 정도다. 220일 정도면 성충이 되고, 암컷 한 마리가 약충 350마리를 낳을 만큼 번식력이 강하다. 이 때문에 파충류와 절지류 먹이용으로 반입되는 경우가 많다.
부산은 평년 겨울 평균기온이 3.6~5.8도로 상대적으로 높아 외래종이 정착하기 유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감만항 일원은 기온 변화 폭이 작아 '한파 대피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투르키스탄 바퀴는 다른 바퀴처럼 도시 해충으로 분류된다. 강한 번식력으로 토착종과 경쟁하며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 미국과 일본, 러시아, 유럽 등은 이미 이 바퀴 유입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만항에서도 투르키스탄 바퀴가 발견된 하수구와 음식물 쓰레기통 주변에서 토착종인 먹바퀴가 함께 관찰됐다.
연구진은 "투르키스탄 바퀴가 감만항 인근에 출현한 점은 항만 운송이 유입경로이고 이미 국내에 유통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야외에서 살충제를 과도하게 쓰면 주변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현황 조사와 모니터링, 먹이원 제거, 미끼 방제를 아우르는 '통합적 해충관리'를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