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 머리카락은 왜 두 개예요?"
지난 10일 순천시 남문터광장. '아기공룡 둘리'를 탄생시킨 김수정 작가에게 한 어린이가 던진 질문이다.
김 작가는 "이런 질문은 처음"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수십 년간 둘리를 그려온 작가도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객석에서도 웃음이 나왔다.
이날 남문터광장에서는 '둘리×순천으로 왔다삐야' 특별 행사인 '둘리 DAY'가 열렸다.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진행된 행사에는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시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1983년 만화잡지 '보물섬'에서 처음 등장한 둘리는 1987년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40년 넘게 사랑받아 온 캐릭터답게 이날 행사에서도 세대에 따라 관심사가 달랐다.
아이들이 둘리의 머리카락에 관심을 보였다면, 어른들은 고길동을 새롭게 바라봤다.
한 시민은 "저는 둘리 세대인데 나이가 드니까 고길동이 많이 이해되더라"며 김 작가에게 고길동 캐릭터를 만든 배경을 물었다. 어린 시절에는 둘리를 구박하는 어른으로 보였던 고길동이 이제는 말썽꾸러기 둘리를 돌보는 가장으로 다가온다는 얘기다.
세월이 흘러도 둘리의 결말에 대한 시민들의 궁금증도 여전했다. 엄마를 찾아 남극으로 떠났던 둘리가 끝내 엄마를 만나지 못하고 고길동의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다.
김 작가는 작품 말미에 남긴 "끝은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라는 문구를 통해 둘리의 결말에 담긴 의미를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 작가의 토크콘서트와 사인회를 비롯해 둘리 퀴즈, 추억의 싱어롱 쇼, 체험 프로그램 등이 진행됐다. 애니메이션 영화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상영도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순천시가 만화 캐릭터를 활용해 도심 곳곳을 문화 체험 공간으로 연결하기 위해 마련한 '둘리×순천으로 왔다삐야' 프로젝트의 하나다.
순천시는 오는 12월까지 오천그린광장과 남문터광장, 장안여인숙, 그림책도서관 등 4개 거점에서 둘리 관련 콘텐츠를 선보인다. 오천그린광장에서 원도심까지 이어지는 공간에 가족 단위 방문객의 발길을 유도하고, 지역의 문화공간을 알린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