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도 檢출신…" 대통령 X 언급 뒤, 감찰 받는 임은정

중수청 감찰담당관실, 임은정 감찰 맡는다
근거는 중수청법 6조 장관의 지휘·감독권
청장 공석 속 전종민 직무대행 감찰 지휘
발단은 김지용 후보자 겨냥 잇단 공개 비판
14일 국회 청문회 앞두고 여권 강대강 대치

연합뉴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공개 비판해 온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이 감찰 대상에 올랐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임 청장에 대한 감찰 착수를 중수청에 지시하면서다.

청장 자리도 채우지 못한 중수청은 출범 열흘 만에 소속 간부를 감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중수청장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정부 측과 여권 내 검찰개혁 강경파의 갈등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 "검사 출신 다 버리자면 임은정 검사장도 검사…"

윤 장관은 11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임 청장에 대한 감찰 착수를 중수청에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김 후보자의 검사 이력 논란에 직접 반박하고 나선 지 열흘 만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새벽 엑스에 "검사 출신이라고 다 버리자면 박은정 의원도 임은정 검사장도 이성윤 의원도 다 검사 또는 검사 출신"이라며 검사 출신이라는 이유로 김 후보자를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적었다.

행안부는 중수청에 대한 장관의 지휘∙감독권을 감찰 지시 근거로 들었다. 중수청법 6조는 행안부 장관이 일반적으로 중수청과 그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한다고 정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이 조항을 언급하며 "장관의 일반적 지휘∙감독 권한으로 중수청에 임 청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감찰은 중수청 감찰담당관실이 맡고, 청장이 공석인 만큼 지휘는 청장 직무대행인 전종민 중수청 차장이 한다. 감찰에서 징계 사유가 확인되면 윤 장관이 징계를 요구하고, 중앙징계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징계를 의결한다.

임 청장은 감찰 지시가 알려진 뒤 페이스북에 "초대 중수청장 후보가 김지용 전 검사인 것만큼은 아니어도 중수청 1호 감찰 대상이 제가 된 것은 많이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라며 "사명감을 가지고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발단은 김지용 후보자 공개 비판

윤 장관은 중수청 간부인 임 청장이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해 공개 비판해 온 것을 문제 삼고 있다. 그는 "임 청장은 중수청을 수사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치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중수청장 후보자의 검증은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인사청문회를 책임진 국회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임 청장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서 김 후보자가 2018년 대검 감찰1과장이었을 때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처남인 진동균 전 검사 성폭력 의혹과 관련한 자신의 감찰 민원을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다음 날 광주중수청 출근길에는 취재진을 만나 "김 후보자가 여러 차례 불미스러운 일에 지휘라인으로 관여했던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스스로 반대 의견을 내고 이의제기서를 냈다고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제출한 바 없고 결재 도장도 다 찍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김 후보자 지명 직후 범여권 검찰개혁 강경파를 중심으로 그의 인선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김 후보자가 2020년 11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청구를 재고해 달라는 검사장급 간부들의 공동성명에 동참하고, 대검 형사부장이던 2022년 4월 '검수완박' 국면에서 검찰 보완수사 폐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간담회를 연 점 등을 문제 삼는다.

이에 행안부와 김 후보자 측은 해당 간담회는 수사∙기소 분리 자체가 아니라 범죄 피해자 보호 공백을 우려한 것이고, 윤 전 총장 관련 성명은 윤 전 총장의 행위가 비위에 해당할 수 있지만, 징계 절차 일부가 부적정하다고 판단해 참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문회 앞 여권 내 강대강 국면

김영진 행안위원장. 연합뉴스

14일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권 내 강대강 국면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7일 청문회 일정을 의결하면서 임 청장 증인 채택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친명계 김영진 행안위원장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중수청장 후보자의 증인으로 오고 싶으면 광주지방중수청장직을 사퇴하고 오면 받아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9일 페이스북에서 "친윤의 반대편에서 목숨걸고 올바른 검찰상을 세우고자 외로이 분투했던 사람들은 증인으로 부르지 않는다"며 증인 채택 불발을 비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최근 SNS에 여권 강경파를 견제하는 듯한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지난 4일 밤에는 엑스에 "거짓에 기초해 혹은 최소한의 근거도 없이 혹세무민하는 무책임한 극단주의자들의 선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적었다. 그다음 날에는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인사와 수사·공소 업무를 좌우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윤 장관이 감찰을 지시한 날 오전에도 "서민들의 혈세로 온갖 호사는 다 누리면서 힘 없는 서민들에는 더 가혹하고, 소액의 서민 복지예산을 거리낌없이 삭감하는 사람들이 과일 사먹을 돈 몇 천 원이 없어 마른 침 삼키고, 몇 만 원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밥 굶는 사람, 차라리 가족들 껴안고 죽어버릴까 고민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해당 글에서 이 대통령이 특정인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김 후보자 인선에 반대해 온 추 지사를 둘러싼 논란과 겹치는 대목이다. 추 지사는 지난 8월 재정 비상을 선언하고 5465억 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산후조리비 등 민생 예산과 직원 복지예산을 깎았다.

정작 추 지사는 전세보증금 12억 2천만 원짜리 아파트를 관사로 쓴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달 11일 추 지사 사퇴 청원까지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사흘 만에 도지사 답변 요건인 1만 명을 넘겼다. 경기도는 같은 달 15일 대변인 명의 답변을 올리고 청원을 '답변 완료'로 전환했다. 도는 민생 필수예산이 9개월분만 편성돼 있었다며 고의 삭감 주장은 사실 왜곡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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