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지용, 조서 조작 정황에도 감찰 無…'제식구 감싸기' 논란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지용 변호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대검찰청 감찰과장 시절 직전 부서 산하 검사의 '피의자 신문조서 조작' 등 위법 수사를 인지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이 해당 조서의 증거능력을 배제할 정도로 명백한 위법 정황이 드러났지만 감찰은 따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비판이 제기되면서 김 후보자의 적정성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문제의 위법 수사는 김 후보자가 2016~2017년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벌어졌다. 사건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새(國璽) 사기 사건'으로 구속된 민홍규씨(前 4대 국새제작단장) 측은 전직 검찰총장 알선 명목으로 사업가 A씨에게 5천만원을 건넸다. 이후 돈이 전달되지 않자 민씨의 아내 김모씨가 2015년 A씨를 사기 등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이후 재판에서 김 후보자가 부장으로 있던 공판부는 피해자 김씨가 아닌 피고인 A씨를 오히려 비호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고 한다. 결심 공판에서는 끝내 구형마저 포기했다. 나아가 공판부는 A씨의 1심 무죄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김씨를 역으로 처벌하겠다며 무고 혐의 직접수사에 착수했다.

(☞참고기사 : [단독]김지용의 공판부, 사기 피해자 '무고 역기소'…고통의 1년 8개월)

취재 결과, 이 과정에서 검찰의 수사가 적법절차 원칙을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담당 공판검사는 정상적인 조사실이 아닌 검사실 옆 자료창고에서 김씨를 상대로 수사를 진행했다. 아울러 수사관 입회도 없이 3차례에 걸쳐 단독 조사를 벌였다.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피의자 신문시 수사관이나 서기 등 참여자가 입회해야 한다.

뒤늦게 절차적 요건을 맞추려 공문서를 조작한 정황도 나왔다. 검찰은 2017년 1월 13일자 피의자 신문조서 첫 장을 교체했다.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검찰주사 김모씨'를 입회인으로 허위 기재하면서다. 동시에 김씨의 필체와는 다른 서명이 들어갔다. 위조가 의심되는 부분이다. 진술 내용 일부도 임의로 수정됐다.

이같은 위법 수사 정황은 법정에서 드러났다. 같은해 9월 14일 열린 무고 사건 2차 공판에서 김씨의 변호인이 서명 위조와 참여관 허위 기재 문제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적법한 참여를 입증하든지 조서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검찰은 "개방된 공간에서 조사했고 참여 계장이 왕래했다"면서도 객관적인 반증은 제시하지 못했다.

결국 법원은 조작 의혹이 제기된 피의자 신문조서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검사가 피의자신문시 검찰수사관의 참여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검사가 작성한 조서를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의 유죄 근거가 되는 '증거의 요지'에서 문제의 피의자 신문조서들을 전면 배제한 채 판결을 내렸다.

이처럼 위법 수사와 조서 조작이 벌어졌을 당시 김 후보자는 해당 공판부를 총괄하며 수사와 기소를 지휘했던 부장검사였다. 김 후보자는 직후 검찰 내부 비위를 감찰하는 대검찰청 감찰1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법정에서 조서 조작 문제가 불거지고 법원이 증거능력까지 배제했음에도 자체 감찰 등 후속 조치에는 착수하지 않았다.

자신이 지휘했던 부서의 위법 수사 정황을 인지하고도 감찰 책임을 다하지 않는 등 '제식구 감싸기'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당시 (해당 피신조서의) 증거능력 유무에 대해 법원과 담당 검사 간에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법원에서 증거능력이 부정돼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다고 해 곧바로 비위사실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감찰을 회피한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 제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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