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가 2주차에 돌입한 가운데, 여야 중진 의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12일(현지시간)부터 해외 재외공관에 대한 감사에 돌입한다.
외통위는 △미주반 △구주반 △아주반 등 총 3개 반으로 해외 국정감사에 나서는데, 가장 주목되는 곳은 주미한국대사관에 대한 현장 감사다.
최근 한미 외교·안보 채널 소통에 이상 기류가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면서 이를 둘러싸고 여야간 거센 설전도 예상된다.
野, 이재명 정부 한미동맹 관리 실패 집중 추궁할 듯
미주반 일정에는 민주당 박성준, 맹성규 의원, 국민의힘 고동진, 김건 의원, 무소속 한동훈 의원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국민의힘에서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송석준 외통위원장이 미주반을 이끈다.
당초 주미한국대사관 현장 국감에 참여하려던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비자 발급이 지연되면서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이날 국감에서는 최근 한미 관계를 둘러싼 이상 기류의 진위 여부를 두고 강경화 대사에게 질문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한미동맹 균열론을 부각하면서 이재명 정부 내 이른바 '자주파' 인사들에 대한 전면적 교체 필요성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공세가 오히려 국익을 해치고 있다며 역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원장 방미 불발·대북정보 공유제한·쿠팡 등 '뜨거운 이슈'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2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지원 등을 합의했다.하지만 대미투자 분야를 놓고 한미간 이견이 노출된 데다, 안보협력 관련 실무 회의는 지난 5월을 마지막으로 멈춘 상태다.
올해 초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미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인 국가지리정보국(NGA)을 방문하려다 불발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주미 한국대사관에 파견하려던 국정원 직원들의 비자 발급도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한미동맹에 심각한 균열이 있다는 게 야당인 국민의힘의 시각이다.
지난해 11월 터진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쿠팡이 한국 사법당국의 대대적 조사를 받으면서 미 조야에선 '한국이 미국 기업을 차별한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가 쿠팡 관련 조사에 참여한 또다른 국정원 직원들을 입국 제한 명단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미동맹 균열론'에 힘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주미한국대사관 대상 국정감사에 참여하려던 전직 여당 대표였던 정청래 의원에 대한 비자 발급 지연까지 겹친 상황이다.
또 올해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구성 핵시설'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이에 반발한 미국이 한국에 북한에 대한 정보 공유에 제한을 걸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실제로 진영승 합참의장은 지난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정보 공유 제한에 대한 질문에 "일부는 제한되지만 우리가 대비 태세에 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답해, 미측의 정보 공유 제한을 일부 시인하기도 했다.
"미국의 심각한 불신 시그널"이라고 외친 한동훈 등판
주미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는 한국시간으로 12일 늦은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한미동맹 균열론을 기정사실화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앞서 한 의원은 정 의원의 비자 발급 지연 소식이 전해진 직후 페이스북에 "미국이 대한민국 집권당인 민주당 직전 당 대표의 국감을 위한 미국 입국을 거부했다"며 "이종석 국정원장 사태, 국정원 화이트 요원 사태에 이어 미국이 이재명 정부에 보내는 심각한 공개적 불신의 시그널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6일 외교부에 대한 국감에서도 한 의원은 조현 장관에게 "국민들께서 한미관계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크다. 한미관계에 진짜 문제가 없다는데 정말 문제가 없냐"고 따져묻기도 했다.
또 "올해 3월쯤 이종석 국정원장이 미국을 방문하려 했는데 반미성향 등을 문제 삼아서 입국을 거부했다고 파악했다", "미국이 정동영 장관을 불편하게 생각한다. 미국 조야의 많은 정치인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비슷한 질의가 강경화 주미대사에게도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한미동맹이 원할하게 작동하고 한미간 균열을 바라는 듯한 야당과 한 의원의 거친 문제제기가 오히려 일을 키우고 있다고 반박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