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취임 6주년…자동차 넘어 AI·로봇회사로 거듭날 수 있을까

세계 3위로 올라섰지만…중국산 저가 전기차 밀려들며 수익성 압박
사상 최대 실적 냈지만…상반기 영업이익 25.8% 급감

제네시스 GV90 월드 프리미어 현장. 현대차그룹 제공

취임 6주년을 맞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피지컬 AI 설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이라는 대담한 청사진을 냈지만, 실적 악화와 중국산 저가 공세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자동차 제조 기업의 한계를 넘어 자율주행, 로보틱스, AI 팩토리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 가운데 기술 상용화까지 남아있는 앞으로의 2년을 어떻게 버텨내느냐가 그룹의 명운을 가를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은 5위권에 머물던 그룹을 2022년부터 도요타와 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판매 3위로 끌어올렸다.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글로벌 '빅3' 완성차그룹의 위상을 지켜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연간 매출액은 사상 처음 300조원을 넘어섰고, 연간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폭스바겐그룹을 앞지르기도 했다.

정 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도 본격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5년간 국내에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25조2천억 원을 투입한다. 전북 새만금 112만4000㎡ 부지에는 9조 원을 투자해 로봇, AI, 수소 에너지를 아우르는 '새만금 AI 밸리'를 구축한다. 영남권에는 향후 10년간 42조 원을 투입해 자율주행 레벨4 AI DV 및 미래 항공 거점으로 육성한다.  

미국 시장에서도 260억 달러 규모의 전략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총 58억 달러가 투입되는 현대제철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를 착공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로 이어지는 현지 완성차 및 철강 공급망을 다졌다.  

인도 첸나이공장을 점검 중인 정의선 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기술 협력 체계도 넓히는 중이다.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및 AI 인프라 협력을 맺었고 웨이모와 자율주행 생태계를 구축했다. 구글 딥마인드 및 보스턴다이나믹스와는 미래 휴머노이드 개발에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 9월에는 HMGMA 내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열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제조 현장 적용을 검증 중이다.  

핵심 브랜드 사업도 확장세를 보인다. 제네시스는 올해 첫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SUV인 'GV90'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세계내구레이스챔피언십(WEC)에도 데뷔하며 글로벌 모터스포츠 시장에 진출했다. 수소 사업 부문에서는 W2H 수소 생산-충전 복합사업장인 'HTWO ENERGY 청주'를 준공하며 수소 생태계 구축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쌓여 있다. 글로벌 판매 3위를 지켜내며 피지컬 AI 등 미래 기술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산 전기차의 무서운 공세로 판매와 수익성이 함께 뒷걸음질 치고 있어서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조36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7.8%에서 5.6%로 떨어졌다.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할인 폭을 늘리면 미래 기술에 투입할 자금 여력이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돌파구로 삼은 '로봇화'도 난제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2028년 미국 조지아 공장(HMGMA)에 투입된 뒤 2030년에야 조립 공정으로 확대된다. 자율주행 기술 역시 엔비디아 기술을 적용한 차량 양산 시점이 2028년으로 잡혀 있다. 업계에서는 기술 상용화를 통한 원가 절감과 수익성 개선까지 앞으로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