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관리공무원이 업주의 동의 없이 마사지업소에 들어가 불법체류 외국인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마사지업소 운영자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전남 목포에서 마사지업소를 운영하면서 2023년 7월부터 8월까지 국내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이 없는 태국인 3명을 종업원으로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2023년 8월 불법체류와 불법취업, 성매매 관련 제보를 받고 직원 9명을 투입해 해당 업소를 단속했다.
당시 직원 1명이 카운터에서 A씨 등과 대화하는 사이 나머지 8명은 업소 안으로 들어가 각 마사지방 앞으로 이동했다. A씨는 사전 동의 없이 업소에 들어와 수색하는 데 항의했지만, 직원들은 조사를 계속했다. 이들은 마사지방 문을 두드려 외국인 종업원들을 나오게 한 뒤 체류자격과 취업자격 등을 확인했다.
이후 출입국관리공무원들은 외국인 종업원들과 업소 관계자 등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한 뒤 A씨를 고발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해당 업소가 일반인의 출입이 가능한 장소이고, 출입국관리공무원들이 물리력이나 강제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며 단속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단속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며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행정조사를 위해서는 업소 관리자의 동의나 양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A씨가 명확히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출입국관리공무원들이 조사를 계속한 것은 사실상 영장 없는 수색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대법원도 2심의 무죄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