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비상 걸린 전주시…대형 사업 절반 이상 미룬다

20억 원 이상 사업 104개 재평가…정례회 전 추진 여부 확정
조지훈 시장 "필수 경비도 자체 재원 부족…재정혁신 나설 것"
"교부세 산정·미래대응기금 난관…하나님 바짓가랑이 붙잡는 심정"

조지훈 전주시장. 전주시 제공

재정난에 빠진 전북 전주시의 대형 시설사업들이 줄줄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2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사업 104개를 전면 재평가하는 가운데, 조지훈 전주시장은 절반 이상을 장기계획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12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재정 건전성 확보 방안을 묻는 질문에 "20억 원 이상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시설사업이 104개인데, 이 104개 사업을 전체적으로 등급을 매기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사업별 우선순위를 다시 매겨 사업 폐기와 장기계획 전환, 즉시 추진 여부를 가릴 방침이다. 조 시장은 "매몰할 사업과 장기계획으로 놓을 사업, 지금 당장 추진해야 될 사업들을 정례회 전에 확정해 의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조 시장은 "104개 사업 중 약 절반 이상은 장기계획 사업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절반이 넘는 사업의 추진 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재정 부담은 사업 규모를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 조 시장은 104개 사업을 모두 추진하려면 "현재 물가 기준에서 4조 원이 필요하다"며 "시비 매칭 금액이 약 1조 7천억 원 이상 들어가야 하는 상황인데 전주시는 그렇게 사업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주시청사 전경. 전주시 제공

시는 재정혁신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사업의 현실성과 타당성을 따지고 있다. 조 시장은 취임 첫날 위원회 구성을 결재했으며, 위원회가 시정 사업을 검증하는 '레드팀' 역할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재정 운용 원칙도 손질한다. 필수적인 시민 서비스는 보호하되 투자 총량을 설정하고, 우발채무와 국·도비 사업을 전 주기에 걸쳐 관리할 계획이다. 임기 안에 지방채 규모를 감소 추세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필수 경비조차 자체 재원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세입을 늘릴 해법은 불투명하다. 조 시장은 "전주시의 자주재원으로 필수 경비를 대는 데도 약 300억 원 정도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직접 설득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 장관을 잇달아 만나 전주시의 재정 상황을 설명하고, 생활인구를 교부세 산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보정률 조정을 요청했다.

미래대응기금에 대해서는 당초 기대보다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국세와 지방세를 합쳐 기금을 조성하는 구조를 언급하며, "미래대응기금이 생기기 전에 가졌던 기대와 희망보다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 시장은 "어떤 방법을 찾아서건 해야 될 일은 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며 "전주시의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만 있으면 진짜 하나님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겠다는 심정으로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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