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사회적 가치도 보상받는 자본주의로"

"이타심만으론 한계…성과 기반 인센티브 필요"
10년간 SPC 실험…AI로 사회적 가치 측정비용 낮춰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회적가치연구원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업의 이윤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경제적 보상이 뒤따르는 '새로운 자본주의(New Capitalism)'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2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사회적기업월드포럼(SEWF)의 '에코시스템 리더십 익스체인지(ELE)' 기조연설에서 "이타심에만 의존해서는 팽창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할 규모를 확보할 수 없다"며 "자발적 동기를 자극하는 정교한 성과 기반 인센티브 시스템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함께 굴러가듯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이 보상받는 '새로운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구상은 기업이나 사회적기업이 만들어낸 사회적 성과를 측정해 실제 경제적 보상으로 연결하자는 것이다.

그는 기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CSR)에 대해 예산 투입과 홍보에 초점이 맞춰져 실제로 어떤 사회적 성과를 냈는지 측정하는 체계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짚었다.

사회적 가치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 드는 비용 역시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낮출 수 있다고 봤다.

최 회장은 SK가 지난 10년간 추진해 온 '사회성과인센티브(SPC)'를 사례로 들었다. SPC는 사회적기업이 만들어낸 사회성과를 화폐 가치로 환산하고 성과에 비례해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다.

최 회장은 2013년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인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SPC 개념을 제안했고, SK는 2015년부터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최 회장은 SPC에 대해 "국가와 사회의 비용을 줄여주는 일종의 새로운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측정 넘어 '시장 거래'까지

SK와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최근 논의를 사회적 가치의 측정과 보상을 넘어 시장과 금융 시스템에서 이를 인정하고 거래하는 단계로 넓히고 있다.

지난 8일 WEF 슈왑재단과 사회적가치연구원이 공동 발간한 보고서 'The Impact Economy: Turning Disclosure into Demand'도 사회적 가치가 시장에서 경제적 가치로 인정받고 보상되는 '임팩트 이코노미(Impact Economy)'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이 보고서 공동서문에서도 사회적 가치가 실제 자원 배분으로 이어지려면 이를 인정하고 보상하는 시장의 규칙과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EWF가 올해 처음 마련한 ELE는 한 국가의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현장에서 살펴보고 각국의 경험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첫 개최지로 한국이 선정됐다.

참가자들은 오는 15일까지 사회적 가치 보상 체계를 비롯해 사회적경제 관련 정책과 입법, 민간 투자와 참여 방안 등을 논의하고 국내 국회와 공공기관, 기업·재단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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