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 겸 비저너리 리더가 '경업 금지' 조항이 풀린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직접 발표자로 나섰다. '문화 기술'(CT, Culture Technology)이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중요성을 강조해 온 이 프로듀서는 이번에도 '신기술'에 관해 이야기했다.
12일 오후 4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9홀에서 A2O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보이그룹과 걸그룹의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날 이 프로듀서는 '웰컴 투 소울라이트'(WELCOME TO SOULITE)라는 제목의 프레젠테이션 연사로 나섰다.
우선 새 회사 A2O의 뜻부터 밝혔다. A2O는 '알파 투 오메가'(Alpha to Omega)라고 운을 뗀 이 프로듀서는 "시작과 끝이 연결되고, 그 끝이 다시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지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확장해 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자신의 새 회사 A2O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질문이 '어떤 게 다른 건가?'라고 운을 뗀 이 프로듀서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만들 때마다 제가 끊임없이 던져온 질문이 있다"라며, 본인도 '무엇이 다른가?'를 골몰했다고 알렸다. "기존과는 다르지만, 새롭게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저는 그것을 많이 고민하고, 찾고, 시험해 왔다"라고도 전했다.
특히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라며 "K팝 그룹이 '가수'라고 불리는 한, 결국 가장 중요한 시작은 '곡'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한 이 프로듀서는 "'기존 K팝과는 다르다', 그 느낌이 시작 역시 결국 '곡'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곡에서 시작해, 춤으로 이어지고, 뮤직비디오로 이어지고, 퍼포먼스까지. 그 모든 것이 기존과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무엇이 다른가'에서만 그쳐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이 프로듀서는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결과물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사랑해 주는 것까지 이루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A2O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보이그룹 '에이 투 오 소울'(A2O SOUL)과 걸그룹 '에이 투 오 라이트'(A2O LITE)를 보고도 '좋다!'라는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 프로듀서는 창립자이자 대표 프로듀서로서 오래 몸담았던 SM엔터테인먼트 시절 제시한 'CT'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저에게 CT는 단순히 문화에 기술을 더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그 기술을 문화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통해 우리가 이전에는 만들 수 없었던 콘텐츠와 새로운 경험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떠한 기술이 필요한가. 그 기술을 실제로 구현해 낼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것 역시 CT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그 기술을 찾고,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때가 왔는지, 우리가 직접 만들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찾고 실험하며 실행해 보는 것, 저에게 '컬처 테크놀로지'(Culture Technology)는 그러한 꾸준한 노력까지 포함하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소녀시대(Girls' Generation)의 '더 보이즈'(The Boys)를 비롯해 과거 보아(BoA) 동방신기(TVXQ!) 샤이니(SHINee)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인 '매트릭스 카메라 시스템'을 본인이 직접 만들었다고 밝힌 이 프로듀서는 이날도 신기술을 공개했다. 매트릭스 카메라 시스템은 공중에 뜬 피사체를 카메라가 그 주변을 돌며 촬영한 것처럼 새로운 장면을 여러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기록하고 무엇을 미래에 남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 프로듀서는 '4DGS'(포디 가우시안 스플래팅, 4D Gaussian Splatting)라는 신기술을 이날 공개했다. 이 프로듀서에 따르면, 4DGS는 카메라가 바라본 하나의 장면이 아니라, 아티스트가 존재했던 시간과 다양한 시점의 데이터로 공간을 기록한다. A2O 소울과 A2O 라이트 뮤직비디오에도 이 촬영 방식을 적용했다.
이 프로듀서는 "4DGS는, 다수의 카메라를 통해 실제 아티스트의 퍼포먼스를 여러 시점에서 동시에 촬영하고, 그 데이터를 결합해 아티스트의 모습과 움직임을 3차원 공간 안에 재구성한다. 그래서 촬영이 끝난 이후에도 새로운 시점과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보고 싶은 위치에서, 보고 싶은 앵글로, '프리 뷰포인트'(Free Viewpoint)로 그 공간과 아티스트를 다시 바라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2O가 기술을 통해 새롭게 만들고자 하는 것은 아티스트를 보고 경험하는 방식만이 아니다"라며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블루밍톡'을 선보일 것이며 10월 말에는 서로 얼굴 보며 이야기할 수 있는 영상 토크도 예정돼 있다고 알렸다. 많은 팬과 셀러브리티(아티스트)가 한 곳에서 서로 실시간으로 이야기하고 함께 참여하는 인터랙티브 라이브 토크 쇼도 선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앞서 이 프로듀서는 하이브와 카카오가 SM 경영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던 2023년 2월, 본인 지분 14.8%를 하이브에 넘겼다. 이때 하이브와 맺은 계약 '경업 금지' 조항에 따라, 이 회장은 계약 시점으로부터 3년 동안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서만 프로듀싱 업무를 할 수 있었다. 올해 2월 말 '경업 금지'가 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