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둘러싼 검찰권 남용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석연찮은 구형 포기와 제식구 감싸기·무고 예단 등 과거 검찰의 병폐로 지적돼온 행태들이 그의 뒤에 엿보여서다. 김 후보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제기된 의혹에 선을 그었지만, 초대 중수청장으로서 자격을 의심하는 목소리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12일 낸 입장문에서 과거 공판부장 당시 사기죄 피고인의 구형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명백한 무죄 선고가 예상돼 '법과 원칙에 따라 선고해달라'는 취지로 구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기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이 문제됐다"며 피해자를 무고 혐의로 역기소한 데 따른 '공소권 남용' 비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에서 공판부를 이끌 당시 사기 피고인의 구형을 이례적으로 포기해 무죄로 풀려난 사실을 보도했다. 재판 과정에서 김 후보자의 공판부는 오히려 피해자를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해당 피해자는 1년 8개월에 걸친 재판 끝에 결국 무고 혐의를 벗었다. 그 사이 대검찰청 감찰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 후보자는 공판부장 당시 산하 검사의 조서 조작 등 위법 수사 정황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참고기사 : [단독]김지용의 공판부, 사기 피해자 '무고 역기소'…고통의 1년 8개월)
검찰의 잘못된 행태로 비판받아온 권한 남용 정황이 여럿 보이지만, 김 후보자는 피고인이 아닌 피해자의 문제가 컸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재판 과정에서 법원이 사기 피해자의 진술이 '진실에 부합'하고, 반대로 사기 피고인의 주장은 '진실이 의심'된다고 판단했지만 입장문 어디에도 김 후보자는 이같은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조작 정황이 드러난 조서의 경우도 법원이 위법성을 인정해 증거 능력을 배제했지만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다고 곧바로 비위 사실이 인정되는 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더구나 사기 피해자가 오랜 기간 끝에 무고 혐의를 벗은 건 외면한 채 당시 위증 의혹 입증에 집중하면서 일부 유죄를 이끌어낸 점만 수차례 되짚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정치권 안팎의 비판은 커지고 있다. 자의적 수사·기소가 의심되는 사건에 관여한 인물이 '수사·기소 분리' 대원칙 아래 출범한 부처의 초대 수장으로서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여기에 사회적 약자 범죄의 보완수사가 가능하겠냐는 물음표도 따라붙는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 후보자를 두고 검찰권 남용 정황이 불거지고 있는데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청장으로 임명하게 되면, 결국 중수청이 그 정도 수준의 권한 남용은 해도 무리가 없다는 시그널이 되지 않겠나"고 꼬집었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적정성 여부는 대통령의 최종 결정이 있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검찰권 남용 의혹뿐만 아니라 김 후보자가 감찰과장이던 시절 미흡한 조치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14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