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의 참상을 폭로한 다큐멘터리 영화 '나자(NAZA)'에서 익명으로 내부 고발에 참여한 군인들에 대해 형사 처벌을 지시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 등은 12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가 갈리 바하라브미아라 검찰총장과 다비드 지니 신베트 국장 등에게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신원을 긴급히 규명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신원이 밝혀진 이들에 대해 "심각한 정보보안 위반과 형사상 명예훼손, 이스라엘의 외교 및 안보 이익 훼손 혐의로 수사를 개시해 즉각 기소하라"고 촉구했다.
다큐멘터리 '나자'는 지난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참혹한 현실을 다룬 작품으로 오스카상을 거머쥔 유발 아브라함 감독과 레이철 소르 감독이 공동 연출하고 가디언이 제작한 작품이다. 두 감독 모두 이스라엘 국적이다.
이 영화는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감시와 대량 살상에 관여했던 이스라엘 정보요원과 군인 24명의 내부 고발 내용을 익명으로 생생하게 담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 작품이 올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자 강하게 반발해왔다.
앞서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해당 영화에 대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자 거짓말과 악의적인 중상모략이다"고 맹비난했으며, 정권 지지자들은 두 감독이 귀국할 경우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위협했다.
실제로 소르 감독의 부모 집 앞에서는 거센 항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스라엘 수뇌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리카르도 구티에레스 유럽언론인연맹(EFJ) 사무총장은 "언론에 대한 노골적인 협박이자, 가자지구에서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와 집단학살을 은폐하기 위한 조치다"고 비판했다.
전 세계 영화계 주요 인사들 역시 검열과 보복의 두려움 없이 현안을 다룰 권리를 지지하며 제작진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