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이어 김정관까지…광주 반도체 기대감 커진다

SK 회장 조기 착공 의지에 산업장관 현장 점검…사업 추진 탄력 기대
군공항 부지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전력·용수 예타 면제…정부 지원 구체화
군공항 기능 분산 배치·미군 측 협의 추진…부지 조기 확보 관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서창동 탄약고 이전 예정부지에서 관계자로부터 부지 현황과 반도체 팹 건설 계획을 설명받고 있다. 김한영 기자

광주 군공항 부지에 추진하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잇따라 현장을 찾으면서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업 총수가 조기 착공 의지를 밝힌 데 이어 정부도 부지와 전력·용수 공급계획을 직접 점검하면서 사업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1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9일 민형배 시장과 함께 광주 군공항 부지를 찾아 반도체 공장 조기 착공 의지를 밝혔다. 최 회장은 전력과 용수 공급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가능한 공사부터 먼저 시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 생산시설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사흘 뒤인 12일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같은 현장을 방문했다. 김 장관은 공군과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산업단지 부지 조성과 전력·용수 공급계획을 보고받았다.

특히 탄약고 이전 예정부지를 둘러보고 조기 착공을 위한 단계적인 부지 공급 가능성을 살폈다. 군공항 전체 이전을 기다리기보다 먼저 활용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다.

정부는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을 앞당기기 위해 광주 군공항 기능을 2028년 중순까지 다른 군공항으로 임시 분산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광주기지는 한미 공군 공동운영기지인 만큼 미군 공여지 반환을 위한 한미 군 당국 간 협의가 필요하다. 국방부는 미군 측과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도 구체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29일 광주 군공항 일대 약 826만㎡를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우선 지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수요를 반영한 조치다. 광주 군공항은 넓고 평탄한 부지를 갖추고 있으며 광주송정역 등 교통망과 가까워 산업단지 조성에 유리한 입지로 평가받는다.

반도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은 약 6.3기가와트, 용수는 하루 65만톤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지난 8월 25일 용수 공급시설 구축사업에 이어 9월 1일 전력 공급시설 구축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의결했다. 전력은 2029년까지 1단계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용수는 기존 댐 활용과 하수처리수 재이용, 공급시설 확충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전남광주 통합 재정지원 가운데 2027년부터 4년간 총 6조원을 반도체 산업 기반시설과 산업생태계 조성 등에 투입하는 계획도 마련했다. 김정관 장관은 전남광주 방문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2029년 첫 반도체 공장 완공과 2030년 초 생산을 목표로 제시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기업 투자 일정에 맞춰 기반시설을 확보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시는 기업이 요구하는 부지 조건을 산업단지 조성계획에 반영하고, 정부와 관계기관 협의를 이어가면서 전력·용수 공급과 교통·주거·교육·의료 여건 확충을 지원할 방침이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하다. 군공항 기능 분산 배치와 미군 측 협의, 산업단지 지정과 부지 공급, 전력·용수 시설 구축이 계획대로 이뤄져야 실제 공장 건설과 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과 정부의 잇단 현장 방문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계기가 된 가운데 앞으로는 구체적인 투자 이행과 기반시설 구축 성과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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