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손인혁 사무처장이 대법관 공석 장기화에 대해 "헌법적으로 바람직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정권 중 어느 권한이 더 우선인지를 묻는 질의에도 "해석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손 처장은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대법관 공석 장기화에 대해 질의하자 이같이 답했다.
구체적으로 이성윤 의원은 "노태악 대법관 후임 자리가 223일째 비어 있다"며 "임명권자의 재제청 요구를 거부하고 대법관 공석을 223일째 방치하는 것은 직무수행 거부이자 직무유기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손 처장은 "헌법적으로 바람직한 상태는 아니라고 답변드릴 수 있겠다"고 말했다.
다만 손 처장은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 중 어느 권한이 우선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손 처장은 이 의원이 "대통령의 임명권이 앞서느냐,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앞서느냐"고 묻자 "문언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 목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대법관 재제청을 둘러싼 헌법적 판단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이 대통령의 임명권 행사로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침해됐다고 볼 수 있느냐고 묻자 손 처장은 "헌법 제104조 2항의 해석론 문제"라며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지금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가 돼 있기 때문에 재판부의 의견 전에 개인적인 의견이나 공적 기관의 의견을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날 손 처장은 국회가 대법원장의 제청권 행사 과정을 따져 묻는 것 자체를 위헌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국회가 대법관 제청 과정에 관여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점을 거론하며 "국회가 제청권이 제대로 행사됐는지를 따지는 것이 위헌적이냐"고 물었다. 이에 손 처장은 "그 자체를 위헌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손 처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제도와 관련해서도 국회에 입법 권한이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제도가 당시 대법원장의 양해 아래 만들어졌다'고 발언한 점을 지적하며 "국회가 입법 과정에서 대법원장의 허락을 받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손 처장은 "국회에 맡겨져 있는 권한과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8월 조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고 재제청을 요청했다. 사전 협의 없이 서면으로 제청이 이뤄져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 요청에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며 이를 거부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