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정치 상황과 명문 가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송준길의 친필 편지 96통이 국가유산 보물 지정 절차에 들어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13일 전남대학교도서관이 소장한 '동춘선생수찰(同春先生手札)'을 국가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신청했다고 밝혔다.
동춘선생수찰은 조선 후기 성리학자이자 예학자인 동춘당 송준길(1606~1672)이 사위 민유중(1630~1687)을 비롯한 민씨 집안에 보낸 친필 편지 96통을 천(天)·지(地)·인(人) 3첩으로 엮은 자료다.
편지는 1660년과 1666년, 1670년에 작성됐다. 민유중이 홍문관 교리와 전라도관찰사, 평안도관찰사로 재직하던 시기다.
편지에는 기해예송 이후의 정국과 1666년 현종과 인선왕후의 온양온천 행차, 청나라 사신의 동향, 전라도관찰사 탄핵 사건 등 당시 정치 상황이 담겨 있다.
특히 고위 관료 사이에 오간 정보와 당시 정세에 대한 인식을 확인할 수 있어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등 관찬 사료를 보완하는 중요한 역사 자료로 평가받는다.
장인과 사위 사이에 오간 약재와 물품, 딸과 외손의 안부 등 17세기 명문 가문의 일상생활도 살펴볼 수 있다.
동춘선생수찰은 편지 96통 모두 원본이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크다.
기존 보물로 지정된 '송준길 행초 동춘당 필적', '송준길 행초 서증손병하' 등과 달리 편지의 겉봉과 별지, 송준길의 서명이 다수 남아 있다. 실제 안부와 소식을 주고받으며 쓴 행초체 필적도 대량으로 보존돼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이 자료는 민유중의 후손 집안에서 전해지다 후대에 3첩으로 묶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955년 전남대학교도서관에 기증된 뒤 고문헌실 귀중본으로 관리돼 왔다.
보물 지정 여부는 국가유산청의 검토와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임철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문화유산자원과장은 "동춘선생수찰은 조선 후기 명현의 육성과 필적을 원본 그대로 전하는 귀중한 기록유산"이라며 "국가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국가유산청 검토 과정에 적극 협력하고 보존·활용 정책도 펼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