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곳곳에서 맥도날드와 협업 중인 지드래곤의 사진이 등장했다. 중국에서 한국 연예인을 앞세운 대대적인 마케팅은 근래 들어 찾아 보기 힘든 사례다.
13일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 등을 보면, 베이징 차오양구 둥싼환의 대형 전광판에 가수 지드래곤(G-DRAGON·권지용)이 등장했다. 또 베이징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거리인 798예술구 매장에도 지드래곤의 사진과 상징인 데이지꽃이 걸렸다.
중국 맥도날드는 지난 8일 중국 본토 8천여 개 매장에서 지드래곤과 협업한 신제품 8종을 출시했다. 신제품에는 한국에서 개발한 고추장 버터 소스를 활용한 치킨버거 등도 포함됐다.
중국 광고 전문 매체 광고문(广告门)에 따르면 전국 700개 이상의 매장이 지드래곤 테마 장식으로 꾸며졌다.
베이징 뿐만 아니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 주요 도시의 번화가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베이징과 선전 등 16개 매장은 특별한 체험 공간을 갖춘 플래그십 매장으로 꾸며졌고, 일부 매장에는 지드래곤과 가상 통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화 부스까지 설치됐다.
중국 맥도날드가 직접 한국 가수를 적극 내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점에서 '한한령(限韓令)'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인기를 얻은 배우 전지현의 옥외광고 이후 한국 연예인을 내세운 광고가 이처럼 전국적인 규모로 진행되는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 연예인의 광고가 부분적으로 진행된 사례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에서는 한때 드라마, 공연, 영화 등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었지만,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한국 연예인과 대중문화 콘텐츠의 중국 시장 진출은 이전보다 크게 위축됐다.
다만, 중국 정부는 '한한령'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다.
앞서 걸그룹 아이브(IVE)의 장원영은 지난 8월 유니레버의 생활용품 브랜드 럭스(LUX)의 모델로 얼굴을 비쳤다. 이때도 중국 럭스의 웨이보는 장원영 얼굴이 나오는 대형 옥외광고로 마케팅에 나섰다.
방탄소년단(BTS) 진 역시 글로벌 명품 브랜드 구찌 광고를 통해 중국에 모습을 드러냈고, 배우 이민호는 올해 1월 치킨 프랜차이즈 BBQ의 중국 시장 모델로 발탁됐다.
이번 광고는 한국 연예인을 앞세운 대규모 상업 활동이 중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다.
일각에서는 이런 변화가 한한령 해제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드라마·공연 등 다른 문화예술 분야로까지 확대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기업들의 상업적 광고와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문호를 개방하는 중국 정부 정책은 별개라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