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의 '생명 정치'에 응답한 박승원 "광명이 자살예방 선도"

이재명 대통령 생명 존중 기조에 광명시 선제 대응…전담 TF 출범
자살예방관 맡은 박 시장, 학교·복지·정신건강 기관 잇는 안전망 구축
경제적 위기까지 살피는 밀착 돌봄…내년 신규 사업 예산 반영 추진
박승원 "단 한 사람도 절망 속에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하겠다"

지난 12일 박승원(오른쪽) 광명시장이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창주 기자

"생명 정책이 중앙에만 머무르면 안됩니다. 바닥에 뿌리를 실핏줄처럼 내리려면 지방정부가 먼저 나서야 합니다."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일. 더는 미룰 수 없는 사회적 과제가 됐다.

국내 자살 사망률은 최근 소폭 감소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상위 수준이다. 곳곳에 가려진 위기의 '시그널'을 먼저 발견하고, 손을 내밀어줄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

그 출발점이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지방정부라는 게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의 판단이다. 중앙정부의 정책이 시민 일상에 닿으려면 지역에서 촘촘한 실행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는 취지다.

광명시가 자살 예방에 총대를 멘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의 생명 존중 기조에 발맞춰 전담 조직을 꾸리고, 위기 시민을 조기에 찾아 지원하는 정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지난 12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단 한 사람의 시민도 절망 속에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끝까지 곁에 남아주는 행정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광명시가 생명 존중을 선도하겠다"고 힘을 줬다.

박승원 시장과 이재명 대통령(당시 민주당 당대표)의 모습. 페이스북 캡처

박 시장은 특히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생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을 광명시 정책 추진의 중요한 계기로 꼽았다.

그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안전이 얼마나 보장되는지를 시정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며 "자살 예방 정책에 힘을 싣게 된 건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생명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내 속에 생명사상 DNA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자살예방관' 맡은 시장…지역 안전망 컨트롤타워 가동

광명시는 지난 8월 31일 '생활위기 대응 통합 자살예방 추진 TF'를 정식 출범했다. 박 시장이 직접 '자살예방관'을 맡았다. 학교와 복지·정신건강 분야, 긴급 대응기관 등 지역 내 여러 기관을 잇는 안전망 협의회를 이끄는 컨트롤타워 역할이다.

자살 위험을 개인이나 특정 기관의 책임으로 남겨두지 않고, 지역사회가 함께 적극 발견하고 대응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조직 정비도 마쳤다. 시는 국가자살예방전략에 맞춰 지난 8월 조직개편을 단행, 돌봄복지국 통합돌봄과에 자살예방팀을 새롭게 만들었다. 자살 예방을 별도 사업에 그치지 않고 행정의 지속적인 과제로 다루기 위한 조치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 회의에 박승원 시장(오른쪽 끝)이 함께하고 있는 모습. 페이스북 캡처

내년에는 관련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본예산안에 신규 사업비를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역 맞춤형 자살 예방 연구용역과 생명돌보미 안부 확인, 자살 유가족의 마음 회복 지원, 인식 개선 홍보와 캠페인 등이 주요 사업이다.

박 시장은 "생명 존중을 위한 여러 단체와 기관이 함께 힘을 합치고 싶다"며 "지방정부가 참여해야 자살 예방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핵심은 경제"…위기 징후부터 생활 여건까지 살핀다

광명시가 주목하는 지점은 자살 위험을 정신건강 문제에만 한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 등 복합적인 생활 위기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위험군을 미리 찾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시장은 "누군가 사각지대에 있을 때 그 사람을 탓하는 비인간성을 경계하고, 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특히 경제적 실패 시 생명을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런 분들을 미리 발굴하고 도움의 손길을 먼저 내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지역에서는 정신 상담에만 그치지 않는다. 문제의 핵심은 경제"라며 "경제적 애로를 살펴 고립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밀착 케어에 집중하고 싶다. 자살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승원 시장이 취재진에게 시정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박창주 기자

이를 위해 시는 1차 의료기관과 연계한 자살 고위험군 발굴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의료기관을 찾은 시민 가운데 우울척도 선별검사를 희망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우울증과 자살 위험성을 평가하고, 지속적인 관리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박 시장은 자살 예방을 위한 지역의 관심과 대응이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봤다. 위기 징후를 포착한 뒤 실제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장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살 위험이 감지되면 지방에서 즉각 관리 조치를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중앙정부에서도 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공조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자살 사망자 줄고 예방 정책 성과…지역 밀착형 대응 강화

지역 통계에서는 벌써부터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광명지역 자살 사망자는 지난해 58명으로 전년보다 5명 줄었다.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자살률이 낮은 순위도 기존 4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광명시는 자살 예방 정책과 관련해 지난해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은 데 이어 올해 경기도 우수 시군에도 선정됐다.

다만 자살 사망자 감소만으로 개별 정책의 효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시는 지역의 위험 요인을 살피고 위기군을 조기에 발굴하는 사업을 통해 예방 체계를 보다 꼼꼼하게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이재명 정부도 자살 문제를 사회적 재난 수준으로 보고 범부처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자살 사망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박 시장은 중앙정부의 정책 기조가 현장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지방정부의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역의 학교와 의료기관, 복지기관이 위기 징후를 공유하고 필요한 지원을 신속하게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고귀한 생명을 지키는 데 지방정부가 가장 선제적인 조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담아냈다"며 광명시가 지역 단위의 생명 안전망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표보다 미래가치"…생명 존중을 행정의 뿌리로

박승원 광명시장이 시민의날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박 시장은 생명 존중을 시정의 핵심 가치로 삼는 일이 특정 사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시민이 위기에 빠진 뒤에야 대응하는 게 아니라, 어려움에 처한 시민을 먼저 찾아내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행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간 박 시장은 이 대통령의 '기본사회' 구상에 발맞춰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관련 조례를 처음으로 제정하는 등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을 지방 행정에 반영하는 데 누구보다도 앞장서 왔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관련해 "정치는 평정심과 참신한 정책 아이디어가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표를 의식하는 게 아닌, 미래가치를 생각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탄소중립과 지속가능한 발전, 시민을 위한 헌법 교육 등 지역을 넘어선 의제를 꾸준히 제기해 온 박 시장은 이번 자살 예방 정책에서도 행정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박 시장이 말하는 '생명 정치'는 중앙정부의 기조를 넘어 시민 일상에 닿는 지방정부의 실행력으로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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