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파라과이와 벨리즈의 장관들을 제재하기로 하면서 중국과 대만, 미국이 서로 비판을 주고받는 외교적 공방이 벌어졌다.
대만 외교부는 중국이 제재를 발표한 12일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이 대만과 파라과이 및 벨리즈 간 오랫동안 이어져 온 긴밀한 외교적 우정을 파괴하려는 헛된 정치적 기도에 나섰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외교부는 또 "중국이 정치적 위협과 국경을 초월한 탄압 수단을 통해 타국을 자신의 정치적 기도에 굴복시키려 한다"며 "타국의 주권과 외교정책에 간섭해 국제법의 원칙을 위반하는 중국의 비열한 수단을 엄중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같은 날 공고를 통해 구스타보 비야테 파라과이 정보통신기술부 장관과 프랜시스 폰세카 벨리즈 외교·무역·교육·문화·과학·기술부 장관 등 2명을 제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의 중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중국 내 단체나 개인과의 거래 및 협력도 금지된다. 중국 입국을 위한 비자 발급도 금지된다. 중국이 대만 수교국의 현직 장관급 인사를 직접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파라과이와 벨리즈의 반중(反中) 정치인은 사리사욕을 위해 대만과의 수교 관계를 지지해 왔다"며 "중국과 관련한 문제에서 일련의 악질적인 언행으로 중국의 핵심 이익을 훼손했다"고 제재 이유를 밝혔다.
비야테 장관은 지난 6월 파라과이를 방문한 천밍치 대만 외교부 정무차장(차관)과 만나 인공지능(AI) 협력 등을 논의했다. 폰세카 장관은 지난 9월 자국을 방문한 린자룽 대만 외교부장을 만나면서 대만과 공식 교류를 시작했다.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나라는 파라과이와 벨리즈를 포함해 12개국이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미국까지 가세하면서 전선이 확대됐다.
토미 피고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각국이 주권에 따른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중국이 강압을 가하거나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피고트 대변인은 또 "미국은 적대국과 경쟁국들이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거나 협력 관계를 훼손하기 위한 작전 거점으로 이 지역을 이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만과 연대해 공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도 반발하고 나섰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이자 국제사회의 보편적 공감대이며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초"라며 미국을 겨냥했다.
이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에 명시된 규정을 준수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은 대만과 외교관계를 맺은 국가들을 상대로 압박과 경제적 지원을 병행하는 양온 전략을 동원해 대만을 고립시키고 있다. 2016년 당시 21개국이었던 대만 수교국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