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지용 공판부, 피고인 유죄 정황 외면…피해자만 궁지로

김지용 "진술·계좌 안 맞아 무고 기소"
판결문 보니…피고인 유죄 정황은 외면
法 "5천만원 전달 사실 허위로 보기 어려워"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 류영주 기자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가 '전관 봐주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그의 해명마저 당시 법원 판결문과 배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논란은 전직 검찰총장이 얽힌 사기 사건에서 피고인은 감싸주고, 정작 피해자는 무고 혐의로 역기소했다는 의혹에서 불거졌다. 김 후보자는 피해자의 무고·위증 정황이 뚜렷했다고 해명해 왔지만, 법원은 피해자 진술을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들을 인정해 무고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14일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김모씨의 무고·모해위증 사건 1·2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김씨가 A씨에게 현금 5천만 원을 교부했다는 사실이 허위라 보기 어렵다"며 무고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2010년 이른바 '국새(國璽) 사기 사건'으로 세간을 흔든 민홍규씨(前 4대 국새제작단장)의 아내다. 김씨는 남편인 민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되자 전직 검찰총장 B씨의 법적 조언을 받는 명목으로 사업가 A씨에게 5천만 원을 건넸다.

하지만 돈은 B씨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뒤늦게 이를 알아차린 김씨는 A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 수사팀은 각 당사자의 진술과 여러 정황을 토대로 A씨를 사기죄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이후 김 후보자가 이끌던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는 오히려 김씨를 무고와 모해위증 혐의로 역기소했다. A씨의 결심 공판에서는 구형을 포기했고, 결국 법원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무고죄로 재판에 넘겨진 피해자 김씨는 1년 8개월 만에야 혐의를 벗었다.

김 후보자는 당시 A씨에게 '명백한 무죄 선고가 예상돼' 구형을 포기했다고 밝혔지만, 김씨의 무고 혐의를 들여다본 1·2심 재판부의 판단을 보면 이는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재판부는 A씨가 돈을 받아 가로챘다는 구체적인 정황들을 판결문에 명시했다. A씨의 배우자 C씨의 진술이 대표적이다.

C씨는 수사기관에서 "당시 김씨가 전화해 '5천만 원을 주겠다'며 만나자고 했다. 5천만 원이라는 액수를 말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돈을 받은 당사자의 배우자마저 구체적 액수가 오간 사실을 인정한 대목이다.

특히 사후에 이뤄진 '부동산 명의 이전'은 김씨의 사기 피해 사실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A씨의 사기 혐의를 짙게 하는 결정적인 근거였다. 김씨 측이 2014년 10월 전직 검찰총장 B씨를 직접 찾아가 사실관계를 따지자 그제서야 A씨는 중재인을 통해 2015년 1월 공시지가 3800만 원 상당의 토지 명의를 민씨 측에 넘겨주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직 검찰총장 B씨의 관여가 있었다는 A씨의 진술도 나왔다. 재판부는 "A씨가 토지를 넘겨준 것은 B씨로부터 '김씨 측 요구대로 부동산을 그냥 돌려주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 주요 동기로 보인다"고 적시했다.

이어 "A씨가 5천만 원 반환 요구를 무마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돈을 즉시 돌려준 사람의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원이 '돈을 받았다가 곧바로 돌려줬다'는 A씨의 주장을 사실상 배척한 것이다. 실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돈을 돌려줬다'는 A씨의 진술은 '거짓', '받지 못했다'는 김씨의 진술은 '진실'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공판부는 이러한 A씨 측 진술과 토지 이전 합의, 거짓말탐지기 결과 등 핵심 정황들을 모두 외면했다. 대신 김씨가 5천만 원의 출처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계좌 인출 내역을 일부 혼동한 점만을 추궁하며 무고 혐의 입증에 집중했다.

김 후보자는 '계좌 거래 내역이 불일치하는 등 김씨의 진술 신빙성이 문제됐다'며 무고 혐의 역기소 배경을 설명했지만, 당시 재판부는 이같은 기소 논리를 일축했다. 김씨의 무고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자금 출처에 관한 일부 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더라도 이는 정황을 다소 과장한 것에 불과하다"며 "5천만 원 전달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자금 출처는 중요 부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석연찮은 구형 포기와 무고 예단 등 검찰권 남용 의혹이 불거지고 있지만, 김 후보자는 당시 판단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검찰권 남용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날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을지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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