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일하던 주점 사장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10대 아르바이트생 고(故) 채단비씨가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경찰의 부실수사를 지적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남북부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검찰이 확보한 증거인 채씨의 휴대전화 기록, 혈액·소변 감정 결과, CCTV 원본, 의무 기록 등을 언급하며 "해당 증거들을 경찰에서 확보했으면 불송치 결정이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경찰이 피해자 사망 이후에도 영장은 일주일 이상 걸려서 번거롭다거나 임의 수사가 원칙이라면서 적극적인 증거 수집에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피해자가 신고 당일 피의자 배우자로부터 '미안하면 고소를 취소해라'는 말을 전달받았는데도 경찰은 '상관없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경찰이 2차 가해를 방치한 것"라고 질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28일 안산시 단원구의 한 주점에서 40대 업주가 아르바이트생을 성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올해 2월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고, 피해자는 사흘만에 이의신청서와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
이후 공소청은 주점 내 CCTV 영상 등을 다시 포렌식해 업주가 몸을 가누지 못하는 피해자를 부축해 CCTV 사각지대로 데려가는 장면을 확인했다. 공소청은 지난 7일 업주를 준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은 "지난 4월 의원실에서 사건 수사에 대해 확인할 당시에는 'CCTV 증거가 있어 문제가 없다'는 답을 받았지만 결국 사건이 뒤집혔다"며 "CCTV 영상 등 증거물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최소한만이라도 했으면 최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라는 아쉬움이 있다"며 "심신 상실에 대한 대법원 판례도 적용하지 않고,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규칙도 제대로 지키지를 않았다. 경찰은 진정 어린 사과를 해야한다"며 유가족에 대한 유감 표명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김홍근 경기남부경찰청장 직무대리는 "감찰이나 조사를 통해 사건 내용 등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유가족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답했다.
한편 전날 경찰청 국감에서도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와 관련해 준강간 사건에 대한 종합적인 매뉴얼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