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제조업체 10곳 중 8곳이 연초에 세운 올해 실적 목표를 채우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상공회의소가 14일 발표한 '2026년 4분기 경기전망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5.2%가 올해 영업이익이 목표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 내 제조업체 256개사가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목표보다 10% 넘게 밑돌 것이라는 '크게 미달' 응답이 52.0%로 절반을 넘었다. 10% 이내로 모자랄 것이라는 '소폭 미달'은 33.2%였다.
반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업은 10.2%, 소폭 초과달성을 예상한 기업은 4.6%에 그쳤다.
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걸림돌은 원자재와 에너지 등 생산비용 상승으로 37.5%를 차지했다. 판매·수주 여건 악화가 28.1%, 인건비 증가와 인력 확보 어려움이 11.3%, 환율 변동성이 9.0%로 뒤를 이었다.
상의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화학·고무, 섬유·신발 등 관련 업종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연초 사업계획에 담기지 않았던 전쟁 변수가 지역 제조업체의 한 해 실적 목표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 내리자 4분기 기대감 회복
이런 가운데, 연말을 앞둔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한결 나아진 것으로 조사됐다.지역 내 제조업의 4분기 경기전망지수(BSI)는 88로 전분기 64보다 24p 올랐다. 2개 분기 연속 이어지던 내림세에서도 벗어났다. (BSI는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에 못 미치면 그 반대다)
원/달러 환율이 내리며 원자재 수입비용 부담이 줄고, 3분기 경기 하락을 이끌었던 원자재 수급 차질이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3분기 경기실적지수도 75로 전분기 64보다 11p 올랐다. 제조원가가 내려가 수익성이 나아지고 수출 회복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다만, 4분기 전망지수는 여전히 기준치 100에 미치지 못했다. 응답 기업 가운데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본 곳이 34.8%로, 좋아질 것으로 본 22.6%보다 여전히 많았다.
지난 7월과 8월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 데다 기업이 손쓰기 어려운 대내외 위험 요인이 이어지고 있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기업 형태별로는 수출기업 전망지수가 115로 전분기보다 35p 올라 기준치를 넘어섰다. LNG선·암모니아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늘고 전력설비 수요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내수기업도 81로 20p 올랐다.
업종별로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 업종의 전망이 나아졌다. 음·식료품이 138로 가장 높았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기념품·면세품 수요와 부산국제영화제, 부산불꽃축제 등 대형 행사 효과가 기대를 끌어올렸다.
전기·전자는 110으로 전분기 154보다 44p 내려갔지만 기준치는 웃돌았다. 조선·기자재도 107로 2개 분기 연속 경기 호전을 전망했다.
3분기 전망에서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던 업종의 반등 폭이 컸는데, 의복·모피는 27에서 80으로, 화학·고무는 35에서 74로, 섬유제품은 40에서 67로 올랐다. 기계·장비는 38에서 100으로 62p 뛰며 기준치를 회복했다. 반면, 신발은 해상운임과 나프타 가격 부담에 40으로 업종 가운데 가장 낮았다.
부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환율 하락과 원자재 수급 여건 개선으로 지역 제조업 체감경기가 개선되었지만, 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올해 실적 목표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경영 부담은 여전하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을 덜고 원자재·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한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