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비회원 한국, 조선·자동차 수출격차↑…"생존 문제" 경고

분석 품목 47.7% 역내 경쟁력 하락…같은 품목서 회원국은 약진
승용차 두 품목 비교열위 전환…멕시코와 관세 격차 부담
"미가입 지속 시 입지 약화 우려…통상관계 개선 검토해야"

연합뉴스

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가 이어지면 역내 수출시장에서 경쟁국에 더 밀릴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경고가 나왔다. 주요 자동차 품목의 경쟁력이 약해지는 가운데 회원국과의 관세 격차가 한국산 제품의 입지를 추가로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은 14일 발표한 'CPTPP 발효 전후 우리나라의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서 CPTPP 미가입 문제를 "가입하지 않을 경우 역내 시장에서 우리의 입지가 약화될 수 있는 '생존'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CPTPP 발효 전인 2012~2018년과 발효 후인 2021~2024년을 비교했다. 일본·멕시코 등 11개국 시장에서 한국 수출품의 상대적 강점을 보여주는 대칭현시비교우위지수(RSCA)를 분석한 결과, 전체 5185개 품목 가운데 2474개(47.7%)의 지표가 하락했다.

한국의 지표가 하락한 품목을 15개 업종별로 묶어 비교하면, 같은 품목에서 CPTPP 회원국의 지표는 모든 업종에서 상승했다. 한국이 경쟁력을 잃는 동안 회원국들은 같은 품목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키운 셈이다. 한국의 하락폭과 회원국의 상승폭 간 차이는 '조선'에서 가장 컸다.

하락 품목 가운데 796개(32.2%)는 CPTPP 밖 시장에서는 지표가 유지되거나 상승했다. 다른 시장에서는 경쟁력을 유지한 품목도 CPTPP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밀린 것이다.

회원국과의 관세 격차가 경쟁여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 대표 분야는 자동차다. 배기량 1000~1500cc와 1500~3000cc 승용차는 모두 지표가 양수에서 음수로 떨어져 비교우위에서 비교열위로 전환됐다. 전기차 역시 0.821에서 0.498로 낮아졌다.

한국의 경쟁력이 하락한 자동차 품목에서 회원국의 지표 상승은 멕시코가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멕시코를 제외한 나머지 10개국의 지표는 오히려 하락했다.

한국은 분석 대상 11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멕시코와 특혜무역협정을 맺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에 따른 관세 부담이 한국산 자동차의 경쟁여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짚었다. 분석 기간 이후인 올해 1월 시행된 멕시코의 관세 인상도 이러한 불리함을 확대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전체 분석 품목의 52.3%는 CPTPP 시장에서 경쟁력 지표가 상승했다. 연구진은 중국의 생산설비 증설과 산업별 경쟁력 변화 등 다른 요인도 반영돼 있어, 지표 하락을 CPTPP 미가입의 결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비회원국 지위가 이어질 경우 회원국과의 관세·시장접근 조건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CPTPP 가입 여부와 별개로 멕시코와의 통상관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품목별 경쟁력 변화 점검과 기업 대상 관세·원산지 정보 제공 등 후속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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