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해체시 독성 약품 줄이고, 방사성 폐액까지 처리하는 기술 개발

연구성과. UST 제공

원자력발전소를 해체할 때 사용하는 독성 약품을 줄이고 오염 물질 제거 후 유해 방사성 폐액까지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스쿨 원자력과학기술 전공 노창현 교수가 총괄하고 미구타 파우스틴 응굴리미 박사 졸업생이 참여한 연구팀이 방사성 오염물질을 제거하면서도 독성 약품 사용량은 크게 줄이고, 제염 후 남은 폐액까지 하나의 공정으로 처리할 수 있는 친환경 통합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중수로 원전에서 원자로와 냉각재 계통을 잇는 배관안쪽에는 방사성 코발트(Co-60)가 섞인 녹 층(마그네타이트 산화막)이 쌓인다. 이 녹 층은 정비 및 해체 작업자의 방사선 피폭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녹 층을 없애기 위해서는 화학약품으로 녹이는 제염 작업이 필수적이다. 기존에 사용되던 제염제 성분 중 하이드라진은 독성이 강한 유해물질로, 사용량을 줄이고 사용 후 안전하게 분해해야 한다.
 
연구진은 녹 층을 녹이는 단계부터 폐액 속 금속을 걸러내고 남은 독성 약품을 분해하는 단계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통합 공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탄소강(SA106B) 배관을 300도 고온에 3주간 녹슬게 했다.
 
연구 결과, 제염제 성분 중 구리를 빼고 하이드라진 농도를 기존의 5분의 1 수준으로 낮춘 새 제염액이 오히려 더 좋은 성능을 보였다. 1시간 동안 녹여낸 철의 양은 기존의 약 3배였고, 코발트도 더 많이 제거됐다. 작업 중 생기는 찌꺼기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작업이 끝난 폐액은 산도를 조절해 녹아 있던 철과 코발트를 고체 가루로 가라앉혀 따로 걸러냈다. 이어 과산화수소와 자외선 LED를 함께 사용해 폐액에 남은 하이드라진을 분해했다.

과산화수소 또는 자외선 LED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두 가지를 함께 쓸 때 분해 효과가 더 높았으며,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생기는 강한 산화 물질이 독성 약품 분해의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이를 통해 전체 공정에서 사용하는 하이드라진의 양은 기존 대비 약 32% 절감하고, 기술경제성평가결과 운영비용의 약 13%를 줄였다. 전과정평가결과 기후변화, 산성화, 부영양화 영향은 동등 수준을 유지하면서, 독성 관련 환경영향은 약 11~21% 감소시켰다.
미구타 파우스틴 응굴리미 UST 졸업생, 김시온 UST 통합과정생, 노창현 UST 교수(왼쪽부터), 윤석민 UST 통합과정생(오른쪽 위). UST 제공
 
이번 연구 성과를 가동 중인 중수로 원전의 정비와 영구 정지된 월성 1호기 등의 해체 과정에 적용하면, 정비 및 해체 작업자의 방사선 피폭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총괄한 노창현 교수는 "이번 기술은 월성 1호기 등 중수로 해체뿐만 아니라 다른 원전 유형과 가동 원전에도 적용되며 유해물질 정화가 필요한 산업 분야로도 확장이 가능해 원전 해체 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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