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이기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자 국민의힘 부산 남구 지역 시·구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성현달 부산시의원은 전재수 부산시장이 자신의 공약사업을 위해 기존 사업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시의회는 예산과 관련해 협조할 수 없다. 전재수 시장과 시의회는 맞짱을 뜨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전재수, 공약 위해 대부분 예산 잘라…시의회 협조 못 해"
국민의힘 소속 박미순·조상진·성현달 부산시의원 등과 남구 기초의원 등은 14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기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사업 백지화 결정에 대한 규탄 및 대책 촉구'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부산시의 이번 결정이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행정의 연속성과 신뢰를 훼손하는 처사라며 사업 철회 결정의 재검토와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전재수 시정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성현달 시의원은 "지금 전재수 시정은 자신들의 공약사업을 하기 위해 모든 분야의 예산을 자르고 있다"며 "이번 퐁피두 분관 중단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시의회는 예산과 관련해 협조할 수 없다"며 "전재수 시장과 시의회는 맞짱을 뜨겠다"고 발언했다.
퐁피두 분관 건립 중단을 단순한 문화시설 사업 철회가 아니라 시정 전반의 예산 운용과 정책 우선순위를 둘러싼 문제로 규정한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하는 부산시의회에서 예산 협조 거부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향후 부산시와 시의회 간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구 미래 가치 높일 핵심 사업 포기"
퐁피두 분관 건립 예정지인 이기대를 지역구로 둔 박미순 시의원도 사업 백지화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박미순 시의원은 "퐁피두 분관이 세계적인 문화예술 자산을 부산에 유치하고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돼 온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기대의 자연경관과 문화예술을 결합해 남구를 새로운 문화·관광 거점으로 조성하고,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이끌 수 있는 사업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남구 주민들에게는 지역의 미래 가치를 높이고 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을 이끌 주요 사업으로 기대를 모아왔다"며 사업 중단에 따른 기회 상실을 우려했다.
이어 부산시가 사업 중단의 판단 근거와 검토 결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지역사회가 기대해 온 발전 기회를 포기해야 하는 이유를 시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랑스와 쌓아온 신뢰 무너질 우려" 국제 협력 문제 제기
이들은 퐁피두 분관 백지화가 부산의 국제적 신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성명에서는 세계적 문화기관인 프랑스 퐁피두센터와의 협력이 장기간의 노력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구축돼 왔다고 강조했다.
이런 국제 협력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기존 협력관계뿐 아니라 향후 부산시의 국제 문화협력과 대외 신뢰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의원들은 행정의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이 국제적 신뢰의 기본이라며 부산시가 그동안의 협의 경과와 사업 철회에 따른 행정적·재정적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북항 대체시설로는 부족"…사업 재검토 촉구
부산시가 퐁피두 분관을 대신해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후속 문화정책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시는 이날 퐁피두 분관 건립 중단을 발표하면서 북항 복합문화전시공간 조성과 기존 미술관 역량 강화, 해외 미술관과의 교류 확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의원들은 이러한 계획만으로는 사업 철회에 따른 문화적 격차와 남구의 지역경제 위축 우려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부산시에 퐁피두 분관 백지화 결정을 재검토하고, 사업 중단의 판단 근거와 검토 결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또 프랑스 퐁피두센터와의 협의 경과 및 사업 철회에 따른 행정·재정적 영향과 국제적 신뢰 훼손 문제를 설명하고, 남구의 문화·관광 및 지역경제 발전 기회 상실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전재수 부산시장은 이날 오전 3개월간의 숙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기대 자연환경 보존과 계약 조건의 공공성 부족, 경제성 분석의 신뢰성 문제, 지역 예술계와의 동반성장 계획 미비 등을 이유로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전 시장은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도 재정 부담과 지역 기여 부족 등을 이유로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임 시정에서 추진한 대형 문화사업의 잇따른 중단을 둘러싸고 부산시와 국민의힘 시의원들 사이에 정책적·정치적 갈등이 확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