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정보원과 만나지 마라"…수미 테리, 조건부 기소유예

뉴욕남부연방지검과 기소유예 합의…오는 27일 재판 무산
정보 제공 및 선물 수수 인정…한국 정보원 접촉 금지 조건도 수용
미국과 테리 모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고 판단

미국 검찰이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의 대북 전문가 수미 테리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을 미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한국 정부를 위해 일한 혐의로 기소하고 2024년 7월 공개한 공소장 속 사진. 연합뉴스

한국 정부를 위해 미등록 대리인 활동을 하고 고가 선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던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가 수미 테리가 미국의 사법 리스크를 피하게 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뉴욕남부연방지방검찰청 검사들과 수미 테리 측이 기소유예약정(DPA)에 합의함에 따라 테리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기로 동의했다.

당초 오는 27일 배심원 재판을 앞두고 있었으나 이번 합의로 정식 공판을 면하게 됐다.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법원에 제출한 서한에서 구체적인 합의 배경을 밝히지 않은 채 이번 DPA가 미국과 테리 씨 모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고 밝혔다.

DPA는 피의자가 합의 조건을 성실히 이행할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검찰이 공소제기를 취소하는 제도다.

이번 합의에 따라 테리는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의 내용을 한국 정보요원에게 전달하고 고가의 선물을 받은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또 향후 1년간 한국 정보 당국자와 접촉하지 않겠다는 조건도 수용했다.

앞서 미 검찰은 테리가 10여 년간 국가정보원(NIS) 최고위층 등으로부터 고급 식사와 명품 핸드백, 고액의 연구비 등을 지원받았다고 폭로하며 공소장에 요원의 사진까지 공개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테리의 변호인 리 월로스키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결과에 만족감을 표하면서도 "테리와 한국 관리들의 교류는 북한 및 동아시아 문제에 저명한 미국 전문가로서 통상적인 국익 증진 업무의 일환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외국 정부의 영향력 행사를 규제하는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의 적용 범위를 두고 워싱턴 외교가에 적잖은 긴장감을 불러일으켰으나, 극적인 기소유예 합의로 마무리되면서 향후 한국 전문가들의 대외 활동에 참고 사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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