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했던 가을 라이벌전에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낸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잔뜩 쉰 목소리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LG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4-1로 꺾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정규시즌 4위로 1승의 어드밴티지를 안고 시리즈에 돌입했던 LG는 팽팽한 투수전 속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단 한 경기 만에 승부를 매조졌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감독은 쉰 목소리로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염 감독은 "마음이 급해서 공격할 때 소리를 많이 질렀다. 파이팅을 많이 외쳤다"고 털어놓았다.
염 감독은 "선발 싸움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카라스코가 대등한 선발 싸움을 해준 덕분에 전체적인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며 "오스틴이 선제 2점 홈런을 치면서 선수들이 좀 더 여유롭게 경기할 수 있었다. 7회 위기가 있었지만 박해민이 잘 처리하며 위기를 막았고, 추가점이 안 나오며 쫓기는 상황이었지만 케네디와 이우찬이 위기를 넘기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6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친 카라스코를 7회에도 올린 배경에 대해서는 "6회에 안 좋았으면 끊었을 텐데 완벽한 피칭을 하며 6회까지 막아 일단 올리고 상황을 보려 했다"며 "7회 무사 2, 3루 위기를 맞았지만 바뀐 투수 케네디가 1실점으로 잘 막아내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짚었다.
당시 7회 1사 만루에서 전진 수비를 펼치지 않은 선택에 대해서는 "1점을 주더라도 아웃카운트를 잡는 게 중요했다"며 "수비 범위를 넓혀두는 것이 타구를 잡을 확률이 더 높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불펜진의 활약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염 감독은 "오늘 불펜 중 핵심적인 역할을 해준 선수는 케네디"라며 "7회 위기를 1실점으로 막아낸 것이 컸다. 이우찬 역시 위기 상황에서 아웃카운트를 잘 잡아주며 추가점을 낼 수 있는 흐름을 만들었다. 덕분에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고 말했다.
김강률을 마무리 투수로 기용한 배경에 대해서는 "멀티 이닝 소화가 어려운 상태라 9회에 기용했다. 만약 8회에 우찬이가 볼넷을 내줬다면 바로 올리려 했다"며 "박시원은 연장 15회 승부나 다음 경기까지 고려해 최대한 아끼다 마지막에 쓰려 했다"고 뒷문을 운용한 과정을 전했다.
승리 속에서도 아쉬운 장면과 돌발 악재가 있었다. 2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 곽빈에게 3타자 연속 삼진을 당하며 무득점에 그친 장면에 대해 염 감독은 "오늘 많이 쫓기겠구나 싶었다. 2사 만루에서 추가 득점이 나왔다면 쉽게 갈 수 있었을 텐데, 살리지 못하면서 전체적인 흐름이 끌려갔다"며 "만약 경기가 뒤집혔다면 패인이 될 수도 있었다"고 복기했다.
이어 8회말 번트안타로 쐐기 타점을 올린 뒤 다리에 통증을 호소한 신민재에 대해서는 "햄스트링 검진을 해봐야 안다.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공백 대책으로는 "오지환의 몸 상태를 체크해볼 것이다. 여유가 있으면 출전시키고, 여의치 않다면 이영빈을 기용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타선 침묵이 이어진 홍창기와 문보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염 감독은 "결국 창기가 출루를 많이 해줘야 한다. 포스트시즌 키포인트를 고민했을 때 홍창기와 문보경인데, 창기가 많이 나가고 보경이가 찬스에서 오스틴과 함께 해결해줘야 득점력이 올라간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한 LG는 광주로 이동해 KIA 타이거즈와 준플레이오프 맞대결을 펼친다. 염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외국인 투수 톨허스트를 예고했다.
일찌감치 이번 시리즈 결장이 예고됐던 핵심 좌완 손주영의 구체적인 상태도 전했다. 앞서 염 감독은 손주영의 몸 상태에 대해 "목 6번과 7번 추간판 탈출증이다. 약간 삐져나온 상태"라며 "주사 치료를 받았고, 트레이닝 파트에서 일단 와일드카드는 안 될 것 같다고 전해와 지켜봐야 할 것 같아 엔트리에서 뺐다"고 설명했다.
이어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가게 되면 몸 상태를 다시 지켜봐야 한다. 목만 편안하게 돌아가면 공을 던지는 데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되도록 엔트리에 넣어서 갈 계획을 갖고 있는데 더 상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KIA와의 승부에 대해 염 감독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염 감독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맞붙었지만, 결정적일 때마다 김도영한테 다 맞았다"며 "결국 김도영을 어떻게 잡아내느냐가 이번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