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고 다치고, 쌍둥이 군단이 성치 않다.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LG가 아픈 몸을 이끌고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
LG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포스트 시즌(PS)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두산을 4-1로 눌렀다. 17일부터 시작되는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준PO에는 정규 리그 3위 KIA가 선착한 상황. 4위 LG와 5전 3승제 시리즈를 펼치는데 1, 2차전은 전남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다.
LG는 올해 최고 투수 두산 우완 곽빈을 넘으면서 한숨을 돌렸다. 1회말 오스틴 딘이 곽빈에게 선제 결승 2점 홈런을 날리면서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한 끝에 이겼다. 곽빈은 그럼에도 6이닝 10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쳤으나 LG 우완 선발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6이닝 3탈삼진 1실점으로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LG의 상황이 썩 좋지 않다. 이미 마무리 손주영이 목에 담 증세가 오면서 이날 출전 명단에서 빠진 가운데 주전 2루수 신민재도 이날 부상을 당했다. 8회말 스퀴즈 번트를 시도한 신민재는 전력 질주를 하고 1루 베이스를 밟은 뒤 왼 허벅지를 부여잡고 불편감을 호소했다. 결국 이영빈과 교체됐다.
경기 후 LG 염경엽 감독은 신민재에 대해 "내일 정밀 검진을 해봐야겠지만 상황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오지환의 몸 상태를 먼저 체크해 가능하면 합류하고, 안 되면 이영빈을 2루수로 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오지환 역시 왼 무릎 내측 인대 부분 손상 진단으로 이날 출전하지 못했다.
손주영의 준PO 등판도 불투명하다. 염 감독은 손주영에 대해 "일단 준PO 엔트리에 넣고 상태를 지켜볼 생각"이라면서 "코치진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LG는 이날 카라스코 이후 존 케네디(1이닝), 김진수(⅓이닝), 이우찬(⅔이닝), 김강률(1이닝)이 7~9회를 맡았다. 김강률은 두산 시절인 2021년 21세이브를 거두기도 했지만 LG로 이적한 지난해 12경기 1승 1세이브 4홀드, 올해 10경기 4홀드를 기록했다.
KIA로선 상대적으로 체력적인 면에서 확실히 유리한 상황. 올해 LG에 9승 7패로 앞선 KIA는 특히 지난 12일 홈 경기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기세를 올렸다. 3위 결정전에서 KIA는 2-2로 팽팽하게 맞선 8회말 김도영이 케네디에 2점 홈런을 날리면서 4-2 승리를 거뒀다. LG로선 뼈아팠고, KIA로선 짜릿했다.
5일 만에 열리는 재대결. 염 감독은 "올 시즌 내내 KIA와 치열하게 대결했는데 결정적인 순간마다 김도영에게 다 맞았다"면서 "결국 김도영을 어떻게 잡느냐가 이번 시리즈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김도영은 올해 LG를 상대로 타율은 2할8리였지만 15경기 4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5일 잠실 원정에서도 김도영은 9회초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날리며 포효했다. KIA가 LG에 8승 7패로 앞서 가는 경기였고, 12일 김도영이 다시 쐐기를 박았다. LG를 제치고 3위에 오른 KIA의 준PO 직행 일등공신이었다.
지치고 다친 LG와 가을 갈기를 세운 KIA. 과연 LG가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이을지, KIA가 또 다시 포효하며 삼성이 선착한 PO에 진출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