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시가 북한산 자락 숲에 새 한옥마을 조성을 추진하면서 지역 주민과 종교·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부 훼손된 땅을 정비한다는 명분으로 멀쩡한 숲까지 없애려 한다며 한옥마을 조성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북한산 자락.
서울시가 한옥마을 조성을 추진하는 강북구 수유동 일대입니다.
서울시는 '서울한옥 4.0 재창조 계획'에 따라 이곳 약 1만 9천840제곱미터 부지에 새로운 한옥마을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방치되거나 훼손된 땅을 정비하겠다는 취지지만, 주민들이 설명하는 현장은 다릅니다.
입구 쪽 일부가 훼손됐을 뿐, 안쪽은 나무가 우거진 숲이라는 겁니다.
[김영진 목사 / 한옥마을 반대 주민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
"(자연이) 사람들에 의해서 훼손됐다면, 사람들이 할 일은 마땅히 그 숲을 복원하고 새롭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함께 생활하고 뛰어놀 수 있는, 그래서 미래의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생명의 공간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일류도시 서울입니다.
종교시민사회는 이곳이 보전산지이자 자연경관지구이며, 대상지의 절반가량은 '비오톱 1등급지'라고 강조했습니다.
생태적 보호 가치가 높아 개발보다 보전이 우선돼야 하는 곳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숲은 여러 생명이 연결된 공간이기에 일부 훼손도 전체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지희 사무국장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그곳은 개발을 기다리는 빈 땅이 아닙니다. 나무가 자라는 곳이고, 새들이 깃드는 곳이고, 수많은 생명들이 수많은 시간을 걸쳐서 함께 살아오고 있는 터전입니다. 보존해야 할 숲을 훼손지라 부르며 개발을 정당화하지 마십시오."
지역 주민들은 서울시가 사업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훼손지 판단 근거와 구체적인 개발 범위, 환경 영향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사업 철회와 숲 보전을 요구하는 서명에는 주민 1천 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한옥마을 대신 기존 숲을 보전하면서 어린이 생태교육과 어르신들의 건강·휴식을 위한 공공 공간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양재성 목사 / 5대 종단 종교환경회의]
"서울시는 모두의 공공재인 북한산을 몇몇 개인을 위해 개발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산은 그저 나무들의 집합체가 아닙니다. 하나의 생명 덩어리입니다. 모두의 쉼터를 잘 보존하고, 자라나는 미래 세대를 위한 생태교육 시설로 재구성하기를 촉구합니다."
지역 주민과 종교시민사회는 사업 예정지와 강북구청 앞에서 기도모임과 시민행동을 이어가며, 숲 보전을 요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CBS 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최내호] [영상편집 최명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