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10월 9일 방송된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 권오철: 민선 5기 출범 100일을 맞아 세종시정의 석 달과 향후 방향을 짚어봅니다. 조상호 세종시장은 '국가 균형 성장의 중심, 행정수도 세종'을 내걸고 행정수도 완성과 자족 경제, 재정 혁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지난 100일의 변화와 향후 4년의 구상을 조상호 세종시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시장님, 안녕하십니까?
◆ 조상호: 예, 안녕하십니까? 조상호입니다.
◇ 권오철: 오랜만에 반갑습니다. 취임 100일을 맞이하셨는데요, 인수위 시절부터 현안을 챙기시면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셨고 실제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 조상호: 선거 때 말씀드렸듯 저는 '행정수도 세종 완성'과 '자족기능 확충', 그리고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쓸모있는 머슴'이 되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사실 세종시가 그동안 인구 정체와 산업 발전 부진으로 다소 침체기에 있어 아쉬움이 컸습니다. 지난 100일 동안 적극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섰고, 대통령님께서도 세종시 완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혀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시청 직원들은 다시 해보자는 희망을 품게 되었고, 시민들 사이에서도 세종시가 새로이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 점이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권오철: 최근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5대 목표, 148개 과제를 발표하셨습니다. 특별히 강조하고 싶으신 과제는 무엇입니까?
◆ 조상호: 임기 4년 동안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국가 균형 발전과 수도권 인구 분산이라는 세종시 본래 설립 목적에 맞게 온전한 행정수도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님과 이해찬 전 대표께서 구상하셨던 기본 정신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두 번째는 자족도시 완성입니다. 현재 인구가 40만 명 수준인데, 원래 계획인 '신도시 50만, 읍면 지역 30만' 총 80만 자족도시를 만들려면 기업과 일자리가 필수적이므로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방정부로서 시민들이 일상에서 겪는 의료, 복지, 교통 등의 불편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이 저를 믿어주신 시민들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권오철: 민선 5기의 최우선 과제인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관문은 무엇이며, 임기 내 어떻게 추진하실 계획입니까?
◆ 조상호: 가장 고무적인 점은 이재명 대통령께서 행정수도 세종 완성 의지를 밝히셨고, 1단계로 법무부, 여성가족부, 과거 검찰과 경찰 등 4개 기관의 이전을 이미 발표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핵심 과제가 바로 '행정수도 특별법' 제정입니다. 현재 관련 법안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돼 있습니다.
지난 지방선거 직전 열린 공청회에서는 여야가 추천한 헌법학자 4명 모두 관습헌법에 근거한 과거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도 시대와 상황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현재 국민 인식상 세종시가 관습상 행정수도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따라서 개헌만을 기다리기보다는 특별법을 제정하고 헌법재판소의 재판단을 받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11월 법안 통과를 목표로 차분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 권오철: 행정수도 완성이 세종시민들의 일상에는 어떠한 실질적 변화로 나타나게 됩니까?
◆ 조상호: 현재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머물러 있으나, 행정수도 특별법이 제정되면 기존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기본계획'이 '행정수도 건설 기본계획'으로 전환됩니다. 단순히 중앙행정기관이 모인 곳을 넘어 대통령과 국회, 모든 헌법기관이 머무는 명실상부한 행정수도가 되는 것입니다.
세종시에는 원래 중앙행정, 국제문화교류, 대학, 연구, 의료복지, 첨단지식기반 등 6대 기능이 부여되어 있었으나 구체적인 집행이 더뎠습니다. 지금까지는 국토부 외청인 행복청이 단독으로 끌고 가다 보니 한계가 있었지만, 행정수도로 격상되면 세종시와 관계 중앙부처들이 직접 계획을 수립하게 됩니다.
도시의 틀과 기능이 재편되면서 시민 체감도 커질 것입니다. 예컨대 4생활권 집현동의 경우 교육·연구 기능 강화를 위해 종합 국립대 유치나 카이스트 세종캠퍼스 조성 등을 교육부, 과기부, 산자부와 직접 협력하며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됩니다.
◇ 권오철: 현재 세종시의 의료 인프라 상황은 어떻습니까?
◆ 조상호: 충남대학교 세종병원이 큰 역할을 해주고 계시지만 여전히 아쉬운 수준입니다. 원래 5생활권에 500병상 이상의 상급종합병원을 건립하는 계획이 있었으나 진행이 지체되었습니다. 대통령실과 국회가 온전히 이전해 오면 국가 차원의 주요 의료 시설 구축에 대한 명분이 확실해지므로, 보건복지부도 상급병원 건립을 더욱 전향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입니다.
◇ 권오철: 세종시의 취약한 재정 기반 문제도 지적받고 있습니다. 현재 시 재정 구조를 어떻게 개선해 나가고 계십니까?
◆ 조상호: 세종시 재정난은 특정 정부나 사람의 탓이라기보다는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모태인 충남 연기군 시절은 전형적인 농업지대였고, 옮겨온 중앙부처 외에는 별다른 산업 기반이 없는데다 정부 기관은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유량 기업과 혁신적 일자리를 충분히 창출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아울러 행안부의 보통교부세 산정 방식에서 세종시가 극심한 역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인구 69만 명인 제주도는 보통교부세를 약 1조 8천억 원 지원받는 반면, 인구 39만 명인 세종시는 1200억 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제주도의 절반이 넘는 인구임에도 지원액은 10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그동안 노력해 왔지만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습니다. 어쨌든 제가 직전에 김민석 국무총리님 때부터 지금 한성숙 총리님, 그리고 윤호중 행안부 장관님, 차관, 실장, 국장, 과장님까지 직접 만나 "이번에는 큰 틀에서 제대로 바로잡자"고 지속해서 건의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역시 저희 시 자체적인 자구 노력을 많이 기울여야 하는 점입니다.
방향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현재 저희 신도시 부지가 2200만 평인데, 쉽게 말해 국가가 국민 세금으로 LH라는 사업 시행자를 통해 개발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만약 세종시가 이 개발에 직접 참여했다면 상당한 개발 이익을 거두었을 텐데, 지금까지는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한편으로는 LH를 포함해 발생한 개발 이익을 우리 시민들께 돌려받는 환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와 연계된 가장 중요한 공약이 '도시개발공사' 설립입니다. 저희도 공공 사업을 위탁받을 수 있는 권한이 있으므로, 행정수도 건설 계획을 수립할 때 세종시가 신도시 건설에 직접 참여해 성과와 수익을 거두는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나머지 하나는 이번 삼성 투자 유치처럼 혁신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노력이 합쳐져야 시 재정 문제도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봅니다.
◇ 권오철: 자족 경제 구축 역시 핵심 과제인데요. 취임 이후 대규모 기업 투자와 산업 기반 확충에서 주요 성과를 내셨습니다. 이러한 투자가 실제 세종의 일자리,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위한 전략은 무엇입니까?
◆ 조상호: 삼성의 경우 전체 8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세웠고, 이번에 명학산업단지 내 기존 삼성 공장에 4조 3천억 원을 들여 추가 증설하기로 확정했습니다. 현재 두 번째 증설 계획도 검토 중입니다.
저희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새 공장을 건설할 때 자재나 용역 등에서 관내 기업들을 적극 활용해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신규 채용 시 세종시의 우수한 지역 인재들을 우선 발탁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아성다이소의 경우 약 1천명 규모의 채용이 예정되어 있는데, 저희 일자리경제진흥원과 함께 전담 TF를 구성해 청년 중심의 우수 인재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최근 계속 협의가 들어오는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자체적인 직접 고용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이를 활용하려는 관련 AI 기업들을 유치하는 유인책이 됩니다. 이미 가동 중인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등을 기반으로 청년들이 선호하는 AI 관련 기업들을 지속해서 유치하는 것이 청년 일자리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권오철: 상권 침체 문제도 심각한 현안입니다. 시장 직속으로 '상권 활성화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셨는데, 침체 원인 진단과 해법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십니까?
◆ 조상호: 원래 공약으로 '시장 직속 비상대책위원회'를 약속했는데, 내부에서 '비상'이라는 단어를 빼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현재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고 판단해 '상권 활성화 비상대책위원회'라는 명칭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저와 세종시 소상공인연합회장님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상인회장님들과 소상공인 관련 기관들이 모두 참여해 매달 한 차례씩 벌써 세 번째 회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소상공인 현안과 관련한 31개 과제를 안건으로 올려두었습니다.
세종시 상권의 대표적인 불편 사항으로 차도와 인도 사이의 철제 방호 울타리가 꼽힙니다.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차장도 대부분 지하에 있어 상가 이용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많았습니다. 이에 따라 아동 안전에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상권 접근성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이미 시작했습니다. 또한 골목상권 야간 주차 단속 시간도 신도시는 저녁 8시에서 7시로, 읍·면 지역은 7시에서 6시로 일부 구간 단축하는 시범 사업을 가동했습니다. 교통 흐름에 큰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는 우선 실행하고 부작용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독려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들이 추가 이전해 오면 공실 상가 상당수에 기관들이 입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세종시, 행복청, LH가 참여하는 '정주여건 개선 및 입주 지원 협의체'를 구성해 대비하고 있습니다.
◇ 권오철: 지역화폐인 '여민전 2.0' 추진도 상권 회복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조상호: 현재까지 검증된 바에 따르면 지역화폐가 시민들의 일상 소비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여민전 2.0'은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2차 활용 모델도 도입하려 합니다. 충남 부여의 '구드래페이'처럼 소상공인 간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유통 구조를 확장하는 방식입니다. 내년에는 재정 여건이 어렵더라도 여민전 예산을 늘리고, 상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캐시백 제도 등 새로운 기능을 추진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 권오철: 청년들이 세종에 정착하고 뿌리 내리기 위해 가장 핵심적으로 필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조상호: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의 정책부본부장으로서 '청년 거주 5대 필수 조건'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바로 교육, 일자리, 문화, 주거, 건강입니다. 청년이 특정 지역에 안착하려면 이 5가지 요건이 유기적으로 충족되어야 합니다. 서울은 주거 문제를 제외하면 여건이 갖춰져 있고, 일부 지방은 주거 외에 다른 요소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세종시의 경우 우수한 대학 유치, 삼성과 같은 양질의 일자리, 청년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 안심할 수 있는 청년주택 확대, 보건·의료 체계가 하나의 생태계처럼 선순환해야 합니다. 이는 세종 단독으로 해결하기보다 대전, 청주, 천안, 아산을 잇는 '신수도권' 차원의 광역 경제·문화·교통 공동체 구축을 통해 달성할 수 있습니다. 충청권 전체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이고 청년 문화까지 완비된다면, 전국은 물론 글로벌 차원에서도 청년들이 세종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 권오철: 이번에는 시민들의 일상 현안을 살펴보겠습니다. 세종시의 대표적 현안인 교통 문제와 통합 돌봄 문제는 어떻게 챙기고 계십니까?
◆ 조상호: 교통 문제는 가장 큰 현안인데,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CTX(충청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203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노선은 대전에서 출발해 세종, 청주, 청주공항으로 이어지는 축과, 대전에서 세종, 조치원을 거쳐 서울로 연결되는 축 등 두 개 라인으로 구상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충청권 주요 도시들이 사실상 지하철 개념으로 밀접하게 연결되며, 서울 접근성 역시 기존 오송역 KTX 외에 새로운 노선이 추가되어 충청권의 교통 환경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게 됩니다.
아울러 2033년 완공 예정인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에 맞춰 서울을 비롯한 전국 어디서나 세종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접근 도로망을 과감하게 확충하는 것이 행정수도의 핵심 기능입니다. 도심 내부는 차량 속도를 낮추는 정온한 도시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대폭 높이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실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 권오철: 시민이 직접 의제를 발굴하고 숙의 제안하는 '시민청' 설치를 공약하셨습니다. 기존 주민참여제도와는 어떻게 다릅니까?
◆ 조상호: 시민청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시민참여제도 고도화 흐름과 궤를 같이합니다. 세종시는 이춘희 전 시장 시절부터 '시민주권회의'를 운영해 오며 가장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그러나 위원으로 위촉된 일부 시민 위주로 활동이 제약되고, 공무원이 의제를 발굴하면 시민은 의견을 덧붙이는 수준에 그쳤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제가 공약한 '시민청'은 의제 발굴부터 기획까지 시민이 직접 주도하는 방식입니다. 행정은 시민들의 구상을 실질적인 정책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행정 기준을 제공하고, 전문가 지원 및 정보 제공을 담당하는 서포터 역할을 합니다.
물론 재정과 제도적 한계로 제안된 모든 안건이 정책화되기는 어렵겠지만, 정책 수립 직전 단계까지 시민들이 직접 토론하고 숙의하여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최종 채택 여부 역시 시와 시민이 함께 결정하는 구조로 개편하려 합니다.
◇ 권오철: 2030년까지 '80만 자족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목표로 제시하셨습니다. 4년 뒤 시민들에게 어떤 시장으로 평가받고 싶으십니까?
◆ 조상호: 세종시청이 '시민을 위해 일하는 조직'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행정의 효능감을 체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 공무원들이 대단히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그 결과가 시민의 삶을 제대로 챙기고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귀결되어야 합니다.
저는 선거 과정에서 '시민을 위한 쓸모있는 머슴이 되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4년 후 우리 세종시청이 시민에게 한 차원 높은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확고히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시청의 영문 표기마저 'Sejong Public Service'로 느껴질 만큼, 오롯이 시민에게 봉사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만들겠습니다.
◇ 권오철: 시장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조상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