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재개를 위해 러시아 자산 일부를 동결에서 해제하자고 유럽 측에 제안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 날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제안은 지난주 미국 마이애미에서 이뤄진 미국 협상가들과 우크라이나 및 프랑스, 독일, 영국, EU(유럽연합) 그리고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관리들 만남에서 나왔다.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트럼프 사위이기도 한 제러드 쿠슈너는 러시아 일부 자산을 동결 해제해 미국이 감독하는 특수목적금융기구(SPV)로 옮기자고 제안했다.
미국 측 관계자는 포괄적인 평화 협정의 일부로서 동결 해제된 러시아 자산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구체적인 해제 절차와 쓰임새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유럽 측은 그러나 "동결된 러시아 자산 통제권을 미국에 넘기거나 러시아에 돌려주는 데 반대한다"며 미국 제안에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간 유럽 측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동결한 약 2600억 유로(390조여 원)의 러시아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활용해 우크라이나를 재정적으로 지원해 왔다.
우크라이나와 일부 유럽 국가는 동결된 자산 자체(원금)를 우크라이나 지원에 직접 사용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법적 문제를 우려한 주요국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앞서 EU 정상들은 지난해 말 러시아가 전쟁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이 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으로 충당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러시아 자산을 동결 해제하려면 EU 27개 회원국 전체가 동의해야 한다는 뜻이어서, 일부 자산이라도 동결을 바라는 미국 측과 EU 간 갈등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 측과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이번 자산 동결 해제 제안이 전쟁 종식 방안을 두고 미국이 자신들과 길을 달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유 가격 안정 등 국내 경제적 문제 해결이 시급한 트럼프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경유 거래'를 성사시키며 대러시아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
트럼프는 또, 우크라이나 측에 러시아 정유공장 공격 중단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