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이었다면서 "불법체류자, 폴리스" 출국 종용…에어건 쏜 사업주 징역 3년

태국인 노동자 직장 천공 등 중상…응급수술 받아
법원 "장난 주장 받아들일 수 없어…죄질 중해"
수술 필요한 피해자에 출국 종용·치료비까지 공제

사건 당시 사용된 에어건. 연합뉴스

외국인 노동자의 항문에 산업용 에어건을 삽입해 고압 공기를 분사하고 장기 파열 등 중상을 입힌 60대 사업주가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구나영 판사는 15일 특수상해 및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금속세척업체 대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협박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아내이자 업체 이사인 B씨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 2월 20일 경기 화성시 소재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던 태국 국적 40대 남성 C씨의 항문에 산업용 에어건 분사구를 삽입한 뒤 약 7초간 고압 공기를 분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로 인해 C씨는 10여㎝ 길이의 외상성 직장 천공 등 중상을 입고 응급수술을 받았다.

A씨는 범행 이후에도 피해자에게 불법체류자로 신고하겠다는 취지로 위협하며 출국을 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는 C씨에게 "불법체류자, 폴리스"라고 말하며 손으로 수갑을 차는 시늉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에어건 손잡이를 장난삼아 세 차례 정도 누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분사구를 피해자의 항문에 삽입하거나 7초간 공기를 주입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의료 기록 등을 근거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 판사는 "피고인이 한 손으로 피해자의 허리를 잡고 에어건 분사구를 항문에 삽입해 7~8초간 공기를 분사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해자가 '아파요'라고 했음에도 일정 시간 분사를 멈추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에게 중대한 상해를 입히고도 반성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 판사는 "피해자가 상해를 입고 괴로워하는데도 피고인은 재밌다는 듯 웃었다"며 "병원으로부터 당장 상급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한다는 소견을 듣고도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당일 밤 출국을 종용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자신의 범행으로 발생한 피해자의 치료비를 오히려 피해자 급여에서 공제한 사실도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서도 범행의 수법과 피해 정도, 범행 이후 정황 등을 종합하면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A씨가 다른 외국인 노동자의 머리를 누르거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등 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했다. 구 판사는 "장난이었다는 주장은 피고인의 일방적인 입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아내 B씨에 대해서는 협박 혐의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을 들어 공소를 기각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7년, B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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