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체포' 공수처, 수사대상서 대통령 빠지나…"말 잘 듣는 기관찾기?"

민주당 일각, 대통령 등 고위직 수사권 없애는 공수처 개편 검토
출범 과정서 여야 강한 대립…"'태생적 한계' 극복 못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 일각에서 '무능론'에 휩싸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일종의 수사기관 감시기구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 법조계에선 "정치권의 책임도 작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무능론'만으로 설명될까…5년째 정원 85명 변동 없어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기표 의원 등 일부 여당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은 공수처 수사권에서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 △국회의원 등 고위직에 대한 수사권을 제외하는 대신, 판·검사·경찰 등 수사기관 종사자에 대한 수사 등을 맡기는 내용으로 법 개정을 검토 중이다.

지난 2021년 출범한 공수처는 12·3 내란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체포해 구속했다. 대법원도 공수처에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권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공수처는 지금까지 단 8건을 기소해 유죄확정은 단 1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논의에 참여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관련 토론회를 열고 공수처의 성과 부족을 질타했다. 김동아 의원은 "기대가 컸지만 현실은 공수처가 정말 무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단순 무능론으로 공수처의 성과 부족을 다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작은 인력 규모와 한정된 수사 권한과 대상 등으로 인해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는 분석이다.

공수처의 수사 대상은 고위공무원 약 7천 명 정도로 추산되지만, 규모는 검사 25명과 수사관 40명에 불과하다. 행정 인력 20명을 합해 총 85명의 정원은 출범 이후 변동이 없다. 공수처도 기본적인 공소 유지 및 송무 업무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라고 꾸준히 호소해왔다.  

文정부서 '검찰개혁' 일환으로 강력 추진

무엇보다 공수처의 현 상황은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 있다. 공수처는 문재인 정부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강력 추진해 탄생하게 됐다.

지난 2019년 4월 관련 법안이 야당의 반대 속에서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이후 같은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면서 출범을 확정지었다.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선 여야가 물리적으로 충돌하면서 현재까지 관련 형사사건이 법원에 있기도 하다.

야당의 강경한 반대가 있던 만큼 법안도 최종 통과까지 이뤄지는 과정에서 대폭 수정이 이뤄졌다. 규모는 줄고 수사 범위 등은 첫 설계보다 대폭 제한됐다. 이후로도 규모 확대 등 법 개정 시도가 있었지만, 정치권의 소극적 태도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한 개 지방검찰청(현 지방공소청) 정도도 안 되는 규모로 대통령 등 고위직에 대한 수사를 한다는 게 애초부터 가능해보이지 않았다"면서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변호사는 "민주당을 비롯해 정치권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본다"며 "이름에 '고위공직자'가 들어가는데 아예 이름부터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럴 거면 아예 폐지하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중수청이 대통령 등 고위직 수사 전담?…"독립성 약화 우려"

연합뉴스

대통령, 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권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전담시킨다는 구상에 대해서도 법조계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독립기구인 공수처와 달리 행정안부 산하인 중수청에서 대통령 등 고위직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검사 출신인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공수처를 독립기구로 만든 게 수사 독립성을 위해서였는데 사실상 퇴보시키는 것 아닌가"라며 "조금 더 말 잘 듣는 기관에게 고위직 수사를 맡기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 했다.

다만 법 개정 관련해 아직까진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검토하는 단계이며 당 차원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관련 논의 사정을 잘 아는 국회 한 관계자는 "수사기관, 특히 경찰 견제용으로 보인다"며 "다만 민주당 전체가 아닌 일각의 이야기로  구체적 내용도 논의되진 않은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13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공수처 개편 움직임에 대해 "기본적으로 공수처는 독립수사기관으로서 권력기관 견제가 목적"이라며 "현행 제도가 유지되고 또 발전시켜야 한다는 게 공수처의 입장"이라고 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