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워서 결박"…나주 부부 살해범, 계획범행 끝까지 부인

박용수, 송치 전 "채무 때문" 주장…금품 목적 살인 부인
경찰 "사전답사·여벌 옷 준비…도박자금 노린 계획범행"

 
나주 60대 부부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피의자 박용수가 16일 오전 8시 30분쯤 광주 동부경찰서 광역유치장에서 광주지방공소청으로 향하는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한아름 기자

"채무 관계 때문에 그랬습니다…유가족께 죄송합니다."
 
전남 나주에서 60대 부부를 살해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된 박용수(53)가 공소청에 송치되면서도 계획범행과 금품 목적의 살인을 부인했다.

16일 오전 8시 30분쯤 광주 동부경찰서 광역유치장 앞. 회색 트레이닝복 차림에 안경을 쓴 박씨가 형사들에게 양팔을 붙들린 채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이 취재진 앞에 서기 전 마스크나 모자를 착용하겠느냐고 묻자 박씨는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 앞에 선 박씨는 '왜 살해했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처음부터 범행을 계획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왜 부부를 살해했느냐'는 질문에는 "채무 관계 때문"이라고 답했지만, 돈을 노리고 범행했느냐는 질문에는 다시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부부를 살해하기 전 결박한 이유를 묻자 "한밤중에 너무 시끄럽게 해서 그랬다"고 답했다. 박씨는 '빼앗은 돈을 모두 도박자금으로 썼느냐'는 질문에만 답하지 않았다. 박씨는 1분여 동안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 8개 가운데 7개에 답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다른 강력사건 피의자들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박씨는 "죄송하다", "유가족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한 뒤 호송차에 올랐다.
 

경찰 "수차례 사전 답사…도박자금 마련 위한 계획범행"

전남 나주경찰서는 이날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박씨를 광주지방공소청에 송치했다. 박씨는 지난 5일 밤 9시 30분쯤 전남광주 나주시 왕곡면에 있는 60대 A씨 부부의 집에 침입해 이들을 살해하고, A씨 계좌에서 현금 1100만 원을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흉기로 부부를 위협하고 결박한 뒤 아내 B씨의 얼굴을 막아 질식시켜 숨지게 하고, 남편 A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취재진 앞에서 계획범행을 부인했지만 경찰이 확인한 범행 정황은 달랐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범행 전 피해자 부부의 집을 여러 차례 사전 답사했으며, 무안군의 거주지 인근에서 훔친 자전거를 차량에 싣고 와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갈아입을 옷도 미리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범행 당시 입었던 옷을 버렸지만, 해당 옷에서 피해자 부부의 혈흔과 DNA가 검출됐다. 박씨는 피해자 부부를 살해한 사실을 인정했으며,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피해자 남편의 휴대전화를 강에 버렸다고도 진술했다.

다만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미리 준비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 부부의 집에 있던 것을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품을 노리고 살해했다는 혐의도 부인하고 있다. 박씨와 피해자 A씨는 광주의 한 성인 게임장에서 만나 알고 지낸 사이로, 박씨는 "A씨에게 받을 돈이 있어 찾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박씨는 이 같은 채무 관계를 뒷받침할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가 피해자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한 뒤 곧바로 도박자금으로 사용한 점 등을 토대로 경제적 어려움 속에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박씨의 진술을 토대로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A씨의 휴대전화를 수색하고 있다. 범행 후 달아난 박씨는 경찰의 CCTV 동선 추적 끝에 지난 7일 오후 2시 40분쯤 무안군 자택 인근에서 긴급체포됐으며, 9일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 14일 중대범죄 신상공개법에 따라 박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링 등을 통해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추가로 분석하는 한편, 유관기관과 함께 유가족에 대한 심리치료와 구조금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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