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골프 선수들은 반바지를 입으면 안 되나요?"[아빠, 이건 왜 파울이야?]

2024년 군산오픈에서 반바지를 입은 장유빈. KPGA 제공

9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을 TV로 보고 있었다.

평소 골프를 틀어 놓고 있으면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아이들이 갑자기 옆에 앉았다. 게임으로 골프를 해봤다면서 이런 저런 규칙들을 물었다. 간단한 내용이었다. 버디, 파, 보기 등 스코어에 대한 질문이었다. 차근차근 설명을 해줬더니 "숫자가 크면 이기는 줄 알았다"고 멋쩍게 웃었다.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니까 방에 모셔져 있던 골프 클럽을 들고 나와 "이건 드라이버고, 이건 아이언이야"라는 클럽에 대한 설명까지 이어갔다.

"그런데 남자 선수들은 반바지를 입으면 안 되나요?"

신난 아빠의 설명을 듣던 아이들의 또 다른 질문이었다. 9월 한창 더운 시기에 열린 대회. 아이들의 말대로 반바지를 입은 선수는 없었다. "안 돼"라는 말로 넘어가려 했지만, "아빠는 여름에 반바지 입고 골프 치러 가잖아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결국 아이들을 옆에 앉히고 규정을 찾아보기로 했다. KPGA 홈페이지로 들어가 복장에 대한 규정을 찾아봤다.

제2장 제5조 KPGA 투어 선수 예의 및 의무에 복장 관련 규정이 있다. 가장 먼저 '칼라 있는 셔츠와 긴 바지를 입어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다만 예외는 있다. 6~9월에 한하여 프로암에서는 반바지를 허용한다는 예외가 첫 번재였고, 두 번째는 6~9월에 한하여 조직위원회 논의 후 본 대회에서도 반바지 착용을 허용할 수 있다는 예외였다. 그리고 올해 수정된 예외로 공식연습일에 한하여 반바지 착용을 상시 허용한다는 내용이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OK'를 해야만 반바지를 입을 수 있다.

사실 조직위원회의 반바지 'OK'를 허가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KPGA 투어에서는 2024년 군산오픈에서 처음으로 반바지가 허용됐다. 당시 KPGA 투어는 "습도 높은 무더위가 예상돼 선수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이번 대회만 허용한다"는 단서를 달기도 했다.

반바지에 대한 규정도 까다롭다. 상의는 반드시 바지 안에 넣어 입어야 하고, 무릎 기준으로 위, 아래로 10㎝ 이상 길거나 짧은 바지는 금지된다. 트레이닝복 형태의 반바지도 입을 수 없다.

땡볕 더위에도 반바지를 입지 못한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

신한동해오픈에서 긴바지를 입은 장유빈. KPGA 제공

"그럼 다른 나라에서도 반바지를 못 입어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반바지는 금지다. 2019년부터 연습라운드 및 프로암에서 반바지가 허용되고 있지만, 본 대회에서는 한국보다 더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유럽의 DP월드투어도 마찬가지다. 다만 DP월드투어는 기상 상황에 따라 조건부로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기도 했다. 올해 유럽을 강타한 폭염 때문이다.

LIV 골프와 아시안투어는 반바지를 입어도 된다.

다만 캐디는 예외다. 1999년 PGA 투어 웨스턴 오픈에서 존 매긴스(미국)의 캐디가 폭염에 쓰러진 이후 캐디의 반바지 착용은 허용하고 있다.

아이들은 "엄청 더울 텐데 힘들겠네요"라고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게임에서 쓰는 짧은 골프채를 들어 몇 차례 휘둘렀다. 골프 중계를 끄고 게임을 하자는 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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