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에서 자살율이 가장 높은 우리 사회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개신교와 천주교, 불교, 원불교 4대 종단이 함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4대 종단이 최근 열린포럼을 열고, 마음의 위기를 겪는 시민들의 회복을 위한 종교의 역할을 모색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마음의 위기를 겪는 이웃에게 종교는 어떤 힘이 될 수 있을까.
4대 종단이 열린포럼을 열고, 우리 사회의 심각한 자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종교공동체의 역할을 살펴봤습니다.
발제자로 나선 이영문 교수는 자살 문제를 질환의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살 예방과 정신건강은 밀접하지만, 의료적 지원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종교 역시 상담과 치료 방법에만 집중하기보다, 사람의 삶을 지지하는 고유한 '치유'의 힘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증상에 대한 개입을 넘어, 관계와 공동체 안에서 한 사람의 삶을 함께 살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영문 교수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객원교수]
"(정신건강은) 보이지 않는 정신 병리의 현상을 보이지 않는 걸로 치료를 해야 되는 분야예요. 기껏해야 보이는 게 항우울제 같은 약물밖에 없죠. 치유는 치료 자체를 넘어서야 되는 개념이고, 치료가 일어나지 않아도 치유가 가능할 수 있어야 되는 거거든요. 그게 종교가 해야 될 역할이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이 교수는 청년층의 탈종교화와 종교에 대한 무관심을 언급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종교기관을 찾는지보다 종교가 사람들의 일상에서 어떤 힘으로 작용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종교 간에 서로의 관점을 배우고, 정신건강을 여러 학문의 시각에서 폭넓게 이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특정 종교에 속하지 않은 사람도 영성 경험을 가질 수 있다며 종교공동체의 관심을 소속의 경계 밖으로 넓혀 비종교인의 영성까지 함께 논의하길 바란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영문 교수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객원교수]
"누가 더 많이 오느냐 하는 그런 비율보다도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생활에서 종교가 가진 힘이 우리한테 들어와 있느냐 하는 것을 고민했어요. 영성을 일깨우는 정책들이나 공부하는 방법이 있으면, 훨씬 한국 사회가 풍요로워질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한편 서울시는 4대 종단과 함께 '살자 사랑하자', 이른바 '살사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공공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곳에서 종교공동체가 이웃의 어려움을 알아차리고, 전문기관의 지원으로 연결하는 민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종교공동체의 관계망과 공공의 상담·지원 체계를 연결해,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함께 살피겠다는 겁니다.
[김현 정책팀장 /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마음이 힘든 분들도 계시고, 또 경제적인 어려움이 힘든 분들도 계시고, 관계에서의 어려움도 있고, 이러한 힘듦에 다양한 이유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들의 손길이 다 닿지 않는 그곳에 사실 종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위기에 놓인 이웃과 관계를 이어가고 필요한 공공의 지원으로 연결하는 종교계의 지속적인 실천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정선택]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