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센느 만나고 10㎞ 38분 찍었다…'카카오프렌즈런' 직접 뛰어보니[페이스메이커]

10㎞ 38분 20초, 평균 페이스 3분 50초…전체 16위
출발 직후 극도의 오버페이스…완만한 코스 덕분에 버텨
여성부 1위 조민선씨 "올해 마지막 '언더 40분' 도전…드디어 해냈다"
축하 공연 존박, 리센느…'리마인' 이우섭 기자 환호
러닝 고수들의 조언…저강도 유산소 훈련 강조, 체중 감량 및 근육 배치 중요


지난 10일 오전 6시 30분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

이날은 '카카오프렌즈런 2026'이 열리는 날. 출발 시간이 다가오자 참가자들이 하나둘 집결지로 모여들었다. 행사에는 총 1만 1천 명이 참가했다. 그중 10㎞ 코스에 참여한 인원은 6587명, 나머지는 5㎞를 달렸다.

기자는 10㎞ 참가자로 나섰다. 개인 최고 기록(PB) 경신을 목표로 삼았다. 앞서 한 하프마라톤 대회 당시 10㎞ 지점을 37분 49초에 통과한 적 있다. 하지만 10㎞ 단독 공식 기록은 41분 24초에 머물러 있었다.

10㎞ 40분 안에 뛰기 위한 준비 과정…전문가들 의견은?

'언더 40분'을 목표로 대회 약 한 달 전부터 준비에 들어갔다. 우선 3년간 6600㎞를 함께 뛴 정든 러닝화 대신 새 러닝화로 갈아신었다.

앞서 만났던 '러닝 고수'들이 추천했던 LSD(Long Slow Distance), 존 2 훈련 등 저강도 유산소 훈련 역시 병행했다. 장거리를 천천히 달리며 지구력을 기르는 훈련법이다. 연성호 한국체대 근대5종 코치는 "기초 체력 보강을 돕는 수준을 넘어, 경기력 극대화의 핵심 도구"라며 "이후 고강도 훈련을 할 때도 효과가 더욱 커지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일주일에 서너 번씩 마시던 맥주를 완전히 끊었다. 체중이 줄면서 몸도 한결 가벼워졌다. 실제로 다수 러너가 기록 감축을 위해 체중 감량을 필수로 여긴다. 대한육상연맹(KAAF) 공식 '러닝 강사' 김유진 저스트런잇 대표는 "몸무게가 가벼우면 관절에 전달되는 충격의 영향이 적어서 단편적으로는 기록 단축에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순하게 체중이 알려주지 못하는 사항까지 고려해야 한다. 기록 단축을 원한다면 단편적으로 몸무게 숫자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며 "체중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근육이 가장 중요하다. 근육이 자리 잡은 가벼운 몸무게인지를 먼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도파민 터진 출발 순간…초반 역대급 오버페이스

출발 신호가 울리자 달리기 시작하는 참가자들. 유튜브 '페이스메이커' 캡처

워밍업을 마치고 출발선으로 향하는 길. 기자는 최선두에서 출발하는 A그룹에 속했다. 같은 그룹 러너들은 "화이팅"을 외치며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오전 8시 정각. 출발 신호가 울리자 모든 참가자들이 일제히 앞으로 치고 나갔다.

도파민이 온몸을 휘감았다. 극도의 흥분 상태로 초반부터 오버페이스를 하고 말았다. 약 600m 지점까지 페이스는 3분 06초. 1㎞를 3분 21초에 통과했다.

평소 훈련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였다. 하지만 마라톤 대회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와 선선한 가을 날씨를 만끽했다. 2㎞와 3㎞도 각 3분 34초, 3분 49초에 끊었다.

'펀 런(Fun Run)'이라는 대회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질주였다. 그러나 목표를 위해서는 그렇게 뛰어야만 했다. 10㎞ 40분 내 완주, 1㎞당 4분 내로 달려야 가능한 기록이다.

다행히 완만한 코스가 이어졌다.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 사송교 사거리, 탄천로 둔전교, 수도관리소, 삼정그린뷰 로터리를 거쳐 5㎞ 지점에서 반환한 뒤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일부 오르막이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 완만한 것들이었다. 기록을 노리기에는 최적의 주로였다.

귀에서 들려오는 그룹 리센느(RESCENE)의 노래까지.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주체하지 못하고 계속 내달렸다. 4㎞ 3분 48초, 5㎞ 3분 55초로 반환점을 돌았다. 6㎞까지는 조금 더 속도를 올려 3분 48초 페이스로 통과했다.

동료 러너들 응원에 감동…10㎞ 38분대, 전체 16등 

"화이팅"을 외치며 약 8㎞ 지점 통과 중인 이우섭 기자. 유튜브 '페이스메이커' 캡처

그때부터 몸이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고질병처럼 따라다니던 우측 햄스트링에도 무리가 느껴졌다.

그때 힘이 된 건 반대편 주로에서 달려오던 뒷그룹 러너들이었다. 뒤따르던 참가자들은 앞선 주자들을 향해 "화이팅"을 외쳤다. 기자도 화답했다. 함께 "화이팅"을 외치며 남은 거리를 버텼다.

동료들의 응원 덕분에 여러 통증을 견뎌낼 수 있었다. 7㎞ 3분 51초, 8㎞ 3분 53초, 9㎞ 3분 54초로 3분대 페이스를 유지했다.

이제 남은 거리는 1㎞. 큰 변수만 없다면 '언더 40분'은 가능해 보였다. 마침내 탄천종합운동장이 시야에 들어왔다. 결승선에 가까워질수록 환호성도 커졌다. 마지막까지 속도를 늦추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기사는 기자가 직접 달리며 작성했습니다. 스마트워치 기록과 대회 공식 기록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최종 기록 38분 20초. 평균 페이스는 1㎞당 3분 50초였다. 10㎞ 참가자 중 전체 16위에 올랐다. 막판 오르막에서 일부 고수들에게 순위를 내줬지만, 이 정도면 만족스러운 성적이었다.

각자의 목표 위해 달린다…여성 1위부터 페이스메이커까지

10㎞ 여성부 1위 조민선씨. 이우섭 기자

대회에서는 저마다의 목표를 향해 달린 참가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결승선 통과 직후 한 여성 러너가 기자에게 "수고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10㎞ 여성부 1위 조민선씨였다.

조씨는 '페이스메이커'와 인터뷰에서 "드디어 해냈다"며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이어 "나는 서브 3(풀코스 3시간 이내 완주) 주자다. 근데 10㎞ 40분 이내 완주를 못 했었다. 올해 마지막으로 도전을 했는데, 우리 동네인 탄천에서 성공해내 뜻깊다"고 환호했다.

모자(母子)가 함께 나선 도전도 눈에 띄었다. 경기 용인시 보정초등학교 4학년 이준우군은 "이번 대회를 기다려 왔다. 5㎞를 원하는 기록(28분 17초)으로 완주해서 기쁘다"고 웃었다. 이어 "용인시 80m 달리기 1등을 한 적이 있다. 장래 희망은 국가대표 축구선수"라고 말했다.

어머니 최태은씨는 "평소에도 아들이 잘 달리는 편이다. 동시에 출발해도 내가 따라가지를 못한다"며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려준 아들이 기특하다"고 흐뭇해했다.

참가자들의 목표를 돕는 이들도 있었다. 바로 공식 페이스메이커다.

이준희씨는 '10㎞ 1시간 이내 완주'라는 중책을 맡아 임무를 완수했다. 평소 풀코스를 3시간 30분대, 10㎞를 43분대에 뛰는 실력자다. 이씨는 "일정한 페이스로 쭉 달려서 따라오시는 분들이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시도록 노력했다. 오늘은 59분 30초 정도에 들어왔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원하는 목표로 대회를 마친 러너들. 이우섭 기자

레이스가 끝난 뒤에는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 가수 존박과 리센느가 무대에 올라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리센느의 팬클럽, '리마인'으로 열정적 활동 중인 기자에게는 더욱 뜻깊었다. 앞서 '페이스메이커'는 지난 6월 경남 거제에서 리센느 컴백을 기념해 20.27㎞ 러닝을 완주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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