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야스쿠니 직접 참배 대신 공물…한중 관계 고려한 듯

총리 명의 '마사카키' 봉납…19일까지 참배는 보류 전망
각료·자민당 간부는 직접 참배…A급 전범 합사 논란 여전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의 가을 제사를 맞아 총리 명의로 공물을 봉납했다. 다만 직접 참배는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고려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시작된 야스쿠니 신사 추계 예대제에 맞춰 '내각총리대신 다카이치 사나에'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추계 예대제는 오는 19일까지 사흘간 이어지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이 기간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총리 측 관계자를 인용해 다카이치 총리가 참배를 보류할 예정이라고 전하면서,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에는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찾았던 정치인이다. 자민당 총재 취임 이전까지 봄·가을 예대제와 8월 15일 등에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자민당 총재에 오른 뒤부터는 직접 참배를 자제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예대제에 이어 총리 취임 후 처음 맞은 올해 봄 예대제 때도 신사를 찾지 않았다.

지난 8월 15일에도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다마구시료'로 불리는 공물 대금을 사비로 봉납했지만 직접 참배하지 않고 신사를 향해 멀리서 절하는 '요배'를 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날도 요배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측근들은 관련 질문에 "답변을 삼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카이치 총리가 직접 참배를 피한 것과 달리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 인사들의 야스쿠니 행보는 이어졌다.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정담당상은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한 뒤 사비로 다마구시료를 봉납했다고 밝혔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자민당 정무조사회장도 오후 야스쿠니 신사를 찾았다.

모리 에이스케 중의원 의장과 세키구치 마사카즈 참의원 의장, 우에노 겐이치로 후생노동상 등은 공물을 봉납했다.

오는 19일에는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이 집단 참배할 예정이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약 246만6천 명이 합사돼 있다. 이 가운데 약 213만3천 명이 태평양전쟁과 관련된 인물이며, 도조 히데키 전 총리를 비롯해 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A급 전범들도 합사돼 있어 일본 정치인의 참배 때마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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