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착민 폭력에 美기자 중상…외교관도 피습

서안서 잇단 공격…美대사 "비열한 테러 행위"
이스라엘 대통령 규탄…네타냐후 "신베트 투입"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미국인 사진기자와 유럽 외교관 일행이 잇따라 공격받았다. 미국은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폭행당한 자국 기자 사건에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요구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사진기자 하이디 레바인(64)의 피습 소식을 전하며 "복면을 쓴 겁쟁이들이 저지른 비열한 테러 행위"라고 규탄했다.

허커비 대사는 레바인이 미국 시민이자 언론인이라는 사실이 분명한 상황에서 공격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무장하지 않은 기자를 공격한 자들은 수년간 감옥에서 지내야 한다"며 철저한 수사와 체포,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기소를 촉구했다. 허커비 대사는 평소 서안지구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지지해온 인사다.

WP에 따르면 레바인은 지난 16일 서안지구에서 '언론'(PRESS) 표시가 있는 조끼를 입고 있다가 복면을 쓴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폭행당했다.

레바인은 바닥에 쓰러진 뒤에도 발길질을 당했다. 갈비뼈 1개와 척추뼈 4개가 부러지고 손가락뼈가 드러나는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17일 밤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에게 "그 영상과 우리가 보고 있는 것들에 매우 불편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안지구의 마찰이나 위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여러 차례 분명히 했다고도 전했다.

17일에는 올리브 수확철을 맞아 서안지구 타이베 마을을 찾은 프랑스·벨기에·폴란드 외교관들의 차량이 공격받았다. 공격한 이들은 유대인 정착민으로 추정된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저녁 레바인과 통화하고 기자 폭행과 외교관 차량 공격을 규탄했다. 그는 "이 범죄자들의 비열한 행태는 이스라엘 시민과 이스라엘의 가치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i24뉴스 인터뷰에서 "특정 집단이 법을 무시하고 사적 제재를 가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정보기관인 신베트를 현장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이 재앙의 뿌리를 뽑을 것"이라면서도 "어떤 일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듣지만, 나중에 알고 보면 처음 알려진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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