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무서웠단다. 놀이공원에서 바이킹을 타는 장면에 담긴 표정은 실제 감정이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나를 충전해줘'에서 백호랑 역을 맡은 배우 김영광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당시 촬영 장면을 떠올렸다.
"너무 무서웠어요. 그 장면을 촬영한다고 3~4번 탔다니까요.(웃음)"
함께 호흡을 맞춘 채수빈도 "무서운 거 잘 탄다며 떵떵거려서 잘 타나보다 했는데 세상 막 무서워하더라. 너무 웃겼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귀신의 집에서 촬영한 장면에서도 진심으로 놀라 넘어졌다고 한다.
김영광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과 싸워야 했던 순간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과장된 말투와 설정이 익숙하지 않아 NG도 많이 냈단다. 6회에서 나보배(채수빈)의 상상 속 귀신의 집을 배경으로 보디가드와 손을 잡고 뛰어가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는 "쑥스러웠다"며 "나보배의 상상 속에서 제가 보디가드로 나오는데 귀엽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면서 '대표님 뛰어요'라고 하는데 으악 제일 힘들었다. 이 한마디에 NG를 얼마나 냈던지"라고 웃었다.
이같은 상황이 올 때마다 박수원 감독은 "파이팅"을 외쳤고, 채수빈은 "오빠, 괜찮아"라며 그를 격려했단다. 김영광은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귀여운 채수빈, 티격태격 지은호, 얄미운 정재광"
'나를 충전해줘'는 로맨틱 코미디의 익숙한 클리셰를 피하기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이다. 앞서 연출을 맡은 박수원 감독은 "초반에 고민했지만,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영광도 클리셰를 설득력 있게 살리려면 본인부터 작품 세계관을 믿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제가 백호랑이라는 인물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이 세계관을 100% 믿어야 클리셰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며 "계획하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반응하는 방식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수빈 씨와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했지만 조금씩 친해지면서 서로 장난도 치고 자연스럽게 역할에 몰입했다"며 "그런 과정이 작품 속에서도 잘 묻어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채수빈 씨가 귀엽고 연기도 귀엽게 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며 "지방 촬영을 다니다 보면 중간에 시간이 뜨는데 연락와서 같이 게임도 즐기고 이러다 보니까 금방 친해졌다"고 덧붙였다.
화기애애한 촬영장 분위기는 체중 변화로도 이어졌다.
"일부러 찌운 건 아닌데 7kg 살이 늘었어요. 찍으면서 행복했나 봐요.(웃음)"
함께 호흡을 맞춘 차우민과 정재광, 허동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영광은 차우민에 대해 "아주 자연스럽게 티격태격하는 관계가 만들어졌다"며 "초반에 백호랑을 만났을 때 지은호 입장에서는 진짜 재수 없게 보였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정재광에 대해서는 "너무 잘해줘서 노력하지 않아도 분노가 차올랐다. 진짜 얄미웠다"고 웃었다. 허동원에 대해서도 "아이디어가 많고 준비도 많이 해왔는데 감독님께 말하지 않더라. 생각보다 여리고 섬세하다. 든든했다"고 강조했다.
"친누나도 밤새우면서 봐, 순정만화 주인공 된 것 같았죠"
김영광은 직접 아이디어를 보태 장면을 완성하기도 했다. 5회에서 나보배가 백호랑의 비서가 된 이유를 밝히자, 백호랑이 입에 머금고 있던 물을 내뿜는 장면이다.
그는 "그 장면이 들어가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감독님께 말씀드렸다"며 "두어 번 만에 촬영을 마쳤다"고 웃었다.
함께 호흡한 박수원 감독에 대해서는 "응원을 잘해주신다"며 "코미디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되게 칼 같으시더라. 선택을 확실하게 해주시는 스타일이라 더 좋았다"고 강조했다.
인상적인 지인 반응에 대해서도 전했다.
"많은 분들이 재미있어하시고 저희 친누나도 보다가 하루 만에 밤새워서 봤다고 해요. 재미있었다고 해줘서 너무 좋았죠. 다른 감독 형도 문자가 와서 '달달하니 좋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김영광은 로맨틱 코미디를 촬영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고 한다.
그는 "로코를 하면 세상이 밝아 보이고 마음이 조금 아름다워지는 것 같다"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순정만화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고 웃었다.
끝으로 한국 로맨틱 코미디가 해외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외국 작품은 굉장히 현실적이고 무서운 것들이 많다면 한국 로코는 만화처럼 상상만 하던 것들이 현실로 이뤄지는 것 같다"며 "우리는 클리셰라고 표현하지만 외국 분들은 오히려 신선하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를 충전해줘'는 공개 3일 만에 30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3위에 오르는 등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