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 주요 수입국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등의 제재를 전격 취소한 것을 놓고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린지 그레이엄 러시아·이란 제재법'(그레이엄 법) 제한 조치와 관세 부과에 면제 권한을 행사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해당 법률은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의 상위 5개 수입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상품에 최고 10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게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내 최측근이던 고(故) 그레이엄 전 연방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 차원에서 강력하게 추진했고, 의회에서도 초당적으로 통과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18일 해당 법률 추진에 서명했는데, 30일이 지나 법이 발효되기 직전 이를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각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은 1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하원 정보위원회,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대(對)러시아 제재 면제 조치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슨 하원 의장은 "뒤따를 수 있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들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주) 역시 "무책임한 수준을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존 코닌 상원의원(텍사스)은 그레이엄 전 의원이 "경악했을 것"이라고 지적했고,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은 "실수"라고 규정하는 등 공화당 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경윳값 급등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여론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경유 수입 일명 '경유 딜'에 이어, 러시아 에너지 수입 제재 조치도 면제하면서 경유 가격 안정화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하지만 초당적 합의로 통과된 '그레이엄 법'이 하루아침에 종잇장이 되면서 공화당 입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 편만 든다는 역풍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결국 이란 전쟁 장기화 속에 공화당의 중간선거 패색이 짙어질수록 트럼프 행정부에 일정 정도 거리를 두려는 공화당의 의원들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