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전 연인을 살해하고 검거 직전 음독자살을 시도한 60대 남성이 병원 치료를 받다가 건강이 회복돼 다시 체포됐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예정이다.
19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도내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60대 남성 A씨가 이날 건강 상태가 호전돼 퇴원이 가능하다는 병원 통보로 다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향후 피의자를 신속히 수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씨는 앞서 지난 12일 새벽 경찰에 검거되기 직전 차량에 보관하고 있던 농약을 마셨다. 이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건강이 악화됐고, 지난 13일 유치장에서 풀려나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
A씨는 지난 12일 오전 1시 38분쯤 제주시 한 거리에서 전 연인 B씨를 살해한 혐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B씨에게 다시 만나자고 하는데도 계속 거절하고 오히려 경찰에 신고하자 화가 났다. B씨에게 받을 돈도 있었는데 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히 살인사건이 벌어지기 1년 전부터 위기 징후가 여러 차례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지난해 10월 2차례 경찰에 스토킹 신고를 했다. 올해 3월 성폭력 신고를, 2개월 뒤 5월에는 교제폭력 신고를 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 수사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법원 결정이 이뤄져야 하는 접근금지 등 강력한 보호 조치는 하지 못했다. 다만 경찰은 지난달 16일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112 시스템에 안전관리 대상으로 등록했다.
이후에도 A씨는 B씨 직장을 찾아가는 등 계속해서 스토킹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급기야 살인사건 당일 A씨는 B씨 자택 인근에서 기다리다 귀가하는 B씨를 발견해 주택 입구에서부터 붙잡아 자신의 차량이 주차된 곳까지 50m 거리를 강제로 끌고 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B씨 손목에 착용된 스마트워치도 파손 후 버려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했다.
A씨는 계속해서 저항하는 B씨를 차에 강제로 태우려 했으나 B씨가 "살려 달라"고 비명을 질렀다. 이후 A씨는 차량에서 한 달 전에 산 흉기를 꺼내 B씨를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도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