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시철도 2호선 개통 시기가 최대 5년 늦춰진 데 이어 지산IC 우측 진출로 개설 사업마저 사실상 중단되면서 민형배호의 교통사업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안전성과 사업 필요성, 재정 여건 등을 따져 기존 사업의 추진 일정과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지산IC 진출입로 개설 사업은 시 도시계획위원회의 보완 요구 이후 후속 절차가 진행되지 못한 채 잠정 보류됐다. 통합특별시는 사업을 폐지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재개 시점은 정하지 못했다.
지산IC는 광주 제2순환도로와 동구 지산유원지 일대를 연결해 주변 교통량을 분산하고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침체된 지산유원지에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려는 목적도 담겨 있다.
지난 2018년 9월 착공해 2021년 11월 완공됐지만, 77억 원을 들인 기존 진출로는 현재까지 개통하지 못하고 있다. 터널과의 거리가 짧은 데다 일반적인 우측 진출 방식과 달리 좌측으로 빠져나가도록 설계돼 사고 위험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산IC 개통은 복합쇼핑몰 유치, 광주 군공항 이전 등과 함께 민선 8기 핵심 과제 중 하나였다. 광주시는 지난 2023년 4월 기존 진출로의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측 진출로를 새로 설치하는 대안을 발표했다.
1단계는 사업비 149억 원을 들여 두암동에서 지산동 방향으로 폭 6m, 길이 0.51㎞의 진출로를 개설하는 사업이다. 당초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됐다.
하지만 대안 사업 역시 안전성과 입지 문제에 가로막혔다.
터널 사이에 IC를 설치해야 하는 구조적 제약으로 제한속도를 시속 90㎞에서 80㎞로 낮추는 방안 등이 검토됐다. 도시계획위원회는 도로 안전성과 환경 훼손 등을 우려하며 해당 위치에 진출로를 설치해야 하는 필요성을 추가로 입증하도록 요구했다.
통합특별시가 올해 상반기 마련한 보완 자료도 심의에 앞선 실무 검토 과정에서 추가 보완을 요구받았다. 이에 따라 도시계획시설 결정 절차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여기에 재정난까지 겹치면서 사업 추진은 더욱 어려워졌다.
통합특별시는 도시철도와 호남고속도로 등 기존 대규모 사업에 재원을 우선 투입해야 해 시급하지 않은 신규 사업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산유원지 활성화가 더디고 외부 방문 차량도 많지 않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진출로 개설을 서두를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앞서 통합특별시는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개통 시기도 대폭 연기했다. 1단계는 2027년 12월에서 2028년 12월로 1년, 2단계는 2030년 12월에서 2035년 12월로 5년 늦춰졌다.
예상하지 못한 암반과 지장물 등 현장 변수에 더해 후속 공정과 시운전 일정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공정관리 문제도 드러났다.
도시철도 2호선이 공사 여건을 재검토해 개통 일정을 조정했다면 지산IC는 안전성과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추진 자체가 멈춰 선 셈이다.
두 사업 모두 민형배 시정 이전부터 추진됐지만 새 시정 출범 이후 기존 계획의 문제점과 추진 여건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재정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사업의 시급성과 효과를 따져 투자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다만 교통사업 재점검과 별개로 당초 계획 수립과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산IC는 77억 원을 투입하고도 5년 가까이 개통하지 못한 데 이어 대안 사업마저 도로 개설의 필요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초기 수요 예측과 입지 검토가 적절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사업 보류로 그동안 투입된 설계·용역비의 활용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실제 집행된 예산과 용역 성과물의 활용 가능성, 사업 추진 과정의 적정성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계자는 "지산IC 사업을 폐지한 것은 아니며 잠정 보류한 상태다"며 "시급성과 개선 효과가 큰 사업,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을 우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사업을 추진하기에도 재정적으로 어려워 신규 사업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며 "지산IC뿐 아니라 시급하지 않은 다른 사업들도 숨 고르기를 하는 단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