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대전환 속에서 물의 생태계를 복원해 생태 자연성을 회복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주천 작은 보 철거를 위한 공동이행 협약식'이 19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색장동 상죽음보에서 열렸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인사말에서 "상죽음보의 해체는 물은 흘러야 한다는 원칙을 복원하는 출발점"이며 "자연을 극복의 대상에서 공존의 협력체로 보는 시대 변화의 결과물이다"고 말했다.
상죽음보는 과거 농업 용수를 얻거나 하천 바닥이 깎여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1970년대 중반 설치한 구조물로, 길이 5.9m, 높이 2.2m 규모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농경지가 감소하자 보는 점차 그 용도를 잃었고,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상죽음보가 홍수 시 수위를 상승시키고 물의 흐름을 바꿔 물고기를 비롯한 수생생물의 이동을 방해한다며 철거할 것을 주장해왔다.
연구 결과도 환경단체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한경국립대학교 환경수리학 연구실 등이 전국 7개 하천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죽음보를 철거할 경우, 집중호우 시기 홍수위가 최대 1.18m 낮아져 제방 범람 및 침수 위험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물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이 최대 1L당 1.87mg 증가해 분석 대상 7개의 하천 중 가장 높은 정도의 수질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에 따라 시민사회와 연구 단체 등을 통해 보 철거 신청을 받은 기후부는 모니터링을 통해 우선 철거할 보를 선별했고, 상죽음보가 철거대상 보로 선정됐다. 철거는 오는 2027년 1월에 시작해 4월까지 이어질 방침이며 철거에 드는 비용 약 3억원은 글로벌 코카콜라 재단이 후원한다.
기후부와 환경청 등 관계당국은 상죽음보를 시작으로 전국의 다른 하천에도 하천 자연성을 회복하는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성환 장관은 "전국에 위치한 3만 4천개 정도의 보를 한꺼번에 철거할 수는 없겠지만, 지방 정부나 지역 주민들이 희망하고 전문가들이 생태계 복원에 의미가 있다고 지목한 보부터 철거를 이어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는 상죽음보의 철거에 우려를 나타내는 주민들도 있었다. 주민 정갑수씨는 "상죽음보를 통해 물을 막아 농업 용수로 사용했는데, 보를 철거하면 논밭이 말라버린다"며 "생명수와도 같은 물을 없애면 주변 농민들에게 큰 고통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완주군이나 전북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주민들이 우려하는 부분들을 고려해서 추진하는 사업이고, 물 공급 관련해서는 상관저수지 개선 사업 등을 통해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협의하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