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석춘 위안부 왜곡에 진행자 동조…법률방송 법정제재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의 모습. 류영주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강제동원 사실을 부정하는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의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낸 법률방송 프로그램에 법정제재인 '경고'가 의결됐다. 진행자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거나 반론을 제시하지 않고 동조해 방송의 객관성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는 판단이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는 19일 회의를 열고 법률방송 '홍승기가 묻고, 그가 답하다'에 다수 의견으로 경고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건 지난 3월 6일 방송분이다. 류 전 교수는 '시민 김병헌과 위안부 피해자법 개정안'을 주제로 대담하면서 "여러 가지 공부를 해봤더니 강제로 끌려간 사람은 단 1명도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한 재판 결과도 거론했다. 그는 "위안부는 돈 벌러 매춘하는 여자들이라고 이야기했더니 구형을 했는데 무죄가 나왔다"고 했고, 피해자를 지원했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활동에 대해서도 "그동안 한 게 완전히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진행자 홍승기 변호사는 학생들의 반응을 전한다며 "강압적으로 총칼로 가지고 끌고 간 줄 알았는데 다르네. 이게 서로 간에 연애를 하네"라고 언급했다.

방미심위는 류 전 교수의 발언이 학문적 토론이나 논쟁적 역사관의 소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관한 국제사회의 조사 결과와 다수의 학술 연구, 사법적 판단까지 전면 부정·왜곡하는 내용이 반복됐다는 것.

연합뉴스

진행자 역시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거나 적절한 반론을 제시하지 않은 채 동조해 역사적 사실에 배치되는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류 전 교수가 정대협에 관한 발언으로 과거 법원에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인정받고도, 사실관계를 왜곡하며 유사한 발언을 반복한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이에 방송심의규정의 객관성과 명예훼손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일부 위원은 소수 견해의 다양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학자의 견해를 제재 대상으로 삼기는 어렵다며 '문제없음'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방미심위는 "법률 전문 편성 채널은 검증 가능한 사실과 개인의 주장을 구분하고 중대한 사실관계의 왜곡을 방지할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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