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 한국전력과 KB손해보험의 희비가 엇갈렸다. 3년 만에 V리그 사령탑으로 돌아온 한국전력 석진욱 감독과 남자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았던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다.
한국전력이 19일 전남광주 여수시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6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1차전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 스코어 3-1(25-22 26-24 23-25 25-21)로 눌렀다. KB손해보험, 우리카드와 B조에 묶인 한국전력은 4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새 외인 주포 쇼가 양 팀 최다 서브 에이스 2개 등 23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베테랑 미들 블로커 신영석도 양 팀 최다 블로킹 5개 등 13점, 새 아시아 쿼터 진지위도 4블로킹 등 10점으로 철벽 수비를 형성했다.
경기 전 석 감독은 OK저축은행 이후 3시즌 만의 사령탑 복귀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석 감독은 "처음 V리그 사령탑 때는 긴장이 많이 됐다면 지금은 설레고 빨리 경기를 하고 싶다"면서 "그동안 만들어온 배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석 감독의 선임과 함께 한국전력은 OK저축은행에서 세터 이민규를 영입했다. 석 감독은 "기존 주전 하승우가 있지만 이민규를 데려와 경쟁이 될 것"이라면서 "좋은 선수라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쇼와 우즈만 등 외국인 선수들이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터와 호흡이 완벽하진 않다"면서 "그러나 KB는 감독이 늦게 들어와서 해볼 만하다"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라미레스 감독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지난 5일에야 KB손해보험 사령탑으로 공식 취임했다. 아무래도 비시즌 공백으로 선수단 파악이 완전히 이뤄지진 않은 상황이다.
경기 전 라미레스 감독은 V리그 데뷔전에 대해 "너무 기쁘고 느낌 좋다"면서 "날이 갈수록 선수들과 연결되는 느낌이 있는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렌 표정을 지었다. 이어 "선수단 파악이 70% 정도 됐다고 보는데 감독의 지도력에 기대감이 있을 것"이라면서 "팀과 기술을 향상시키려 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과연 석 감독이 그래도 경험을 앞세워 라미레스 감독을 한 수 지도했다. 1세트 쇼(5점)-윤하준(4점)을 앞세워 기선을 제압한 한국전력은 2세트 10점을 합작한 우즈만, 신영석의 활약으로 듀스 접전을 가져갔다. KB손해보험도 3세트 반격했다. 홍상혁이 9점, 라누스가 5점을 뽑아내며 25-23으로 만회했다.
그러자 한국전력은 4세트 세터를 하승우로 바꿨다. 하승우는 쇼의 8점 원맨쇼를 이끌면서 한국전력이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석 감독은 인터뷰실로 들어오면서 "오랜만이라 힘드네요"라며 웃었다. 이어 "KB도, 우리도 완벽하게 잘 호흡이 맞는 상태는 아니었고, 국가대표 세터 황택의가 있는 KB의 세트 플레이 빨라 힘들었지만 준비한 플레이를 했다"고 평가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공격 상황에서 득점하지 못했고, 서브에서 상대를 압박하지 못했다"고 패인을 짚었다. 이어 "그래도 반격 기회를 만들었다는 건 블로킹과 수비가 된 점"이라면서 "향후 훈련을 통해 포인트를 낼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